SK하이닉스 영업이익 87%↓…올해는 반도체 수요 타고 ‘상저하고’

입력 2020-01-31 10:47
SK하이닉스. 연합뉴스

글로벌 반도체 시장 냉각으로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87% 감소했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수요 증가로 올해 ‘상저하고(上低下高)’를 기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연결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2조7127억원으로 전년보다 87%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31일 발표했다. 매출은 26조9907억원으로 전년 대비 33.3% 감소했고 순이익은 2조164억원으로 87%나 줄었다.

작년 4분기에는 영업이익률이 3%로 추락하고 1000억원대 당기순손실을 내면서 적자를 냈다. 4분기 영업이익은 236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4.7% 급감했고 시장 전망치(4637억원)를 절반 수준에 그쳤다. 매출은 6조92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했지만, 전기보다는 1% 증가했다.

SK하이닉스는 실적 악화에 대해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 무역 갈등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됐고 재고 증가와 보수적인 구매 정책으로 수요 둔화와 가격 하락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매출이 전분기 대비 소폭 늘었지만,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았고 신규 공정 전환에 따른 초기 원가 부담 등으로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50% 줄었다.

제품별로는 D램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8% 증가했고, 평균판매가격은 7% 하락했다. 낸드(NAND)플래시는 출하량이 10% 증가했고, 평균판매가격은 전 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까지는 실적이 좋지 않겠지만 하반기에는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버 D램의 수요가 회복되고 5세대(5G) 스마트폰 생산 증대로 판매량 증대가 예측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올해도 불확실성이 있지만 D램과 낸드 모두 수요가 증가해 상반기에는 낮고 하반기에는 반등하는 ‘상저하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공정전환과 관련 D램은 10나노급 2세대 제품 비중을 확대하고, LPDDR5 제품 등의 시장을 공략한다. 차세대 제품인 10나노급 3세대 제품도 연내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낸드 플래시는 96단 제품과 SSD향 매출 비중을 늘려나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128단 제품 역시 연내에 본격적으로 양산을 시작하고, 고용량 솔루션 시장으로의 판매를 확대할 예정이다.

증권가 전망도 긍정적이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디램 출하량은 예상 보다 견조하고 낸드 가격은 기대 이상으로 상승 속도에 탄력이 붙었다”고 말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신종 코로나) 등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일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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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