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최근 불거진 아들의 학술 포스터 저자 참여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MBC가 국제적 망신인 보도를 했다”고 반발했다.
나 의원은 31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너무 어이가 없었다. 저희 의원실에서 (MBC 스트레이트)와 인터뷰하신 분한테 이메일을 보냈더니 ‘일반적인 정책 이야기를 했지 구체적인 자료를 보고 답한 것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답변이 왔다. 본인은 자신이 말한 것과 다르게 보도된 부분에 대해 법적인 검토도 하겠다고 하더라”라며 “물타기이고 매우 악의적인 보도”라고 주장했다.
진행자가 이 답변에 ‘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 협회 관계자에게 아드님의 논문을 보여줬기 때문에 일반론으로 질문한 게 아니다’라는 취재기자의 반론을 소개했다. 이에 나 원내대표는 “저희한테는 구체적인 자료나 정보를 가지고 답한 것이 아니다라고 답이 왔다. 저희는 그것에 따라서 민·형사 대응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나 의원은 이어 “거짓말이 거짓말이 아니라고 계속 우기면 상대방은 진실을 입증하기 위해 무수히 많은 말을 해야 하고 진실이 입증될 때까지는 그 거짓말이 진실로 통한다는 레닌과 공산주의 수법과 똑같다”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에 대한 보복성으로 시작이 되어 끊임없이 저를 힘들게 하고 있다. 충분히 여러 번 설명했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검찰이 오히려 수사를 빨리 시작해서 아들 의혹을 마무리 짓는 게 낫지 않은가”라는 질문에는 “검찰이 고발장의 고발 내용에 따라 판단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수사할 거리가 돼야 수사하는 것 아닌가. 고발장 내면 무조건 수사하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나 의원은 인터뷰 막바지에 “‘저희 아이는 지금도 대학교 가서 공부 잘하는데요’라고 또 말씀드려야 하나. 더 설명해드릴까요?”라며 “MBC가 지난 학기에 쫓아와서 그렇게 인터뷰를 하고 했다는데 너무 고맙게도 성적이 굉장히 잘 나왔다. 아이는 어떻다고 설명을 다 할 필요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MBC 탐사보도 ‘스트레이트’는 지난해 11월 18일 나 의원 아들 김모씨가 2014년 삼성미래기술육성센터가 지원한 서울대 의대 윤형진 교수팀의 프로젝트 연구에 참여할 자격이 없었는데도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또 이 연구 핵심을 요약한 포스터에 4번째 저자로 등재됐다고도 했다.
나 의원 아들이 자격이 없는데도 포스터에 서울대 대학원 소속 연구원인 양 다른 연구원들과 나란히 표기돼 있었고, 이 포스터가 또 다른 저자의 박사학위 논문과 판박이라며 ‘무임승차’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스트레이트’ 제작진은 지난 13일 나 의원 아들 학술 포스터 표절과 저자 자격 의혹을 추가 보도했다.
나 의원은 30일 의혹을 제기한 MBC 기자를 상대로 3000만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나 의원 측은 소장에서 “윤 교수는 포스터 부정행위 의혹에 적극 해명했고, 피고(서유정 기자) 역시 취재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정확히 확인했는데 사실과 달리 이 사건 포스터가 삼성 지원을 받은 것이고, 원고의 아들은 애당초 연구에 참여할 자격이 없었다는 내용의 허위 보도를 했다”며 “이로 인해 원고와 원고 아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치유할 수 없는 고통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