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익 “설현도 박쥐 먹었다…중국 혐오, 우리한테 돌아올 것”

입력 2020-01-31 10:14 수정 2020-01-31 16:58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왼쪽)과 가수 설현. tvN '수요미식회' 방송 캡처 및 연합뉴스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원인으로 지목된 중국의 ‘박쥐 식문화’에 대해 “한국인도 박쥐를 먹었다”고 재차 주장했다.

황교익은 30일 YTN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우리도 얼마 전까지 박쥐를 먹었다”며 “중국인에 대한 혐오를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황교익은 지난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중국의 박쥐 식문화를 언급하며 “한국인도 예전에는 지금의 중국인과 다르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라디오에서 황교익은 “제가 기자 생활을 했던 1998년 즈음에 황금박쥐 관련 다큐멘터리가 방영됐는데 화제가 됐다”며 “제 동료 기자가 취재 갔다 돌아와서 했던 말이 ‘황금박쥐 서식지를 공개할 수 없다. 공개하면 사람들이 다 잡아먹어서’였다”고 밝혔다.

이어 “1999년 기사를 보면 환경부의 사무관이 한약재로 박쥐를 남획하고 있다고 말하는 게 등장한다”며 “예전 기사들을 검색해보니까 1979년에는 아예 박쥐 관련된 한 박사님이 박쥐 좀 그만 잡아먹자. 너무 많이 잡아먹어서 멸종 위기에 있다는 말까지 했다. 의외로 박쥐를 약이 된다고 생각하고 우리도 많이 먹었다”고 주장했다.

황교익은 중국인들이 박쥐를 먹어서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전파됐다고 하는 것이 정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박쥐로 인해서 크게 번졌다고 하는 말과 함께 중국인들이 박쥐를 먹는 영상이 올라오기도 한다”며 “이를 두고 거의 인민재판 하듯이 중국인은 미개하다 등의 혐오를 조성하는 말들을 언론에서 많이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국주의 시대에 식민지 사람들을 미개로 몰고 가기 위한, 혐오를 부추기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먹는 음식을 두고 혐오를 부추기는 것”이라면서 “그런 방식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황교익은 최근 중국인 블로거가 4년 전 박쥐를 먹는 영상을 올린 것이 다시 화제가 된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우리도 얼마 전까지 박쥐를 먹었다. 일상식으로 먹은 것은 아니다. 중국 사람들도 박쥐를 일상식으로 먹는 것은 아니다”라며 “중국인 블로거가 박쥐탕을 먹은 게 2016년이다. 중국에서 먹은 것도 아니고, 팔라우라고 하는 남태평양의 어느 섬에 가서 먹었다고 한다. 그 영상을 가지고 와서 중국인들한테 혐오 감정을 붙인다”고 설명했다.

SBS ‘정글의 법칙’ 방송화면 캡처

또 그는 한국 방송에서도 박쥐를 먹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SBS ‘정글의 법칙’에 출연했던 가수 겸 배우 설현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같은 시기에 설현씨도 (방송에서) 박쥐를 먹었다. 거기도 중국이 아니었다”며 “우리도 한국이 아닌 지역 어디에 가서 박쥐를 먹는 모습을 보여준 두 영상물이 존재하는데 중국인에 대해서는 미개하다는 혐오의 감정을 붙이고 우리한테는 그렇지 않고 있다는 것. 우리가 어떤 시각으로 지금 중국인들을 대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 그대로 드러나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황교익은 “중국은 한국으로 비추어 보면 1970년대, 80년대 상황 정도에 있다”면서 “곧 그 모습을 버릴 것이다. 유럽 사람이라고 그런 비슷한 혐오 동식물들, 야생 동식물들을 안 먹었을까? 뒤져보면 온갖 것들을 다 먹었다. 그런 일을 두고 한 민족, 국가, 국민들을 혐오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바르지 않다. 중국인이기 때문에 그런 음식을 먹고 그런 질병에 걸리는 것이 아니다. 모든 인간은 다 똑같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황교익은 “혐오라는 것은 쌍방이 주고받는 감정”이라며 “우리가 중국인에 대해서 출국금지 등 혐오, 차별의 말을 하는 것은 반드시 우리도 그만큼의 일을 받게 된다. 서로 마음속에 있는 혐오, 차별을 내려놓고 사건의 실체에 대해서 조금 더 생각하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소설희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