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신종 코로나)을 피해 중국 우한 교민들이 입국하기로 한 31일 오전 김포공항 비즈니스항공센터(SGBAC) 현장은 삼엄하면서도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교민들의 입국 절차를 총괄하는 행정안전부 직원과 수송을 맡은 경찰 직원들이 수시간 전부터 건물 안에 군데군데 모여 현장 지시를 받고 있었다. 건물 진입은 오전 4시30분 이후 전면 통제됐다. 한 경비원은 “국가적인 일이긴 한가 보다. 이렇게 사람도 많고 경비가 삼엄한 건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김포공항 관계자는 “전세기가 도착하면 (건물) 안쪽에서 화물 검역을 2~3시간 정도 할 예정”이라면서 “예고된 도착 예정시간도 아직 불확실하다”고 했다. 우한의 인천행 직항 일반 여객기 비행시간은 약 3시간15분이다. 외교부와 우한 교민들에 따르면 비행기는 현지 공항에서 오전 6시(현지시간 오전 5시)쯤 이륙했다. 도착 예정시간은 오전 8~9시 안팎으로 추정된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기상 상황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항공사와 공항 직원들 사이에서는 “동선을 몇 번이나 바꾸니 힘들어 죽겠다” “정신이 없다”며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교민 수송을 위해 현장에 도착한 한 경찰은 “갑자기 집에서 연락을 받고 나왔다”면서 “주차장으로 들어가려면 공항공사 허가를 미리 받아야 한다는데, 허가가 되지 않아 조정중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 경찰은 도착 직후에 게이트조차 통과하지 못한 채 10분여 가량을 대기해야 했다.
전날 질병관리본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우한 교민들은 김포공항에 도착한 뒤 게이트에서 입국 검역을 거친다. 이후 무증상자는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으로 나뉘어 각 장소에 마련된 임시생활시설로 향한다. 유증상자와 의심자는 공항 임시격리소와 국가지정격리병원으로 이송된다.
임시생활시설로 향한 교민들은 신종 코로나 잠복기가 지나는 약 2주간 격리돼 1인1실 생활을 한다. 시설 내에서 교민들 간 만남과 교류는 제한되며 1일 2회 발열 검사를 받고 문진표를 작성한다. 이후에도 증상이 없으면 보건교육 뒤 귀가조치 한다.
조효석 강보현 권민지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