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 전 강원도 지사가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에게 제안받은 공동선대위원장직을 수락했다. 이 지사는 강원도를 중심으로 선거를 진두지휘하고, 당의 전체적인 선거 전략을 짤 예정이다. 이로써 민주당은 이해찬, 이낙연 상임고문 ‘투 톱’을 중심으로 지역별로 선대위원장을 선정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다만 이 지사는 본인의 강원 지역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고민을 더 해 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 전 지사와 이 대표는 30일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찬을 가졌다. 이 대표가 이 전 지사에게 총선에서 당을 위해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하기 위해서였다. 만찬에 배석한 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당도 이광재 전 지사라는 영향력 있는 정치인이 이번 선거에서 강원도와 전국선거에서 역할을 해주길 바랬다. 나름의 교감을 전제로해서 오늘 모임이 성사됐다”며 만찬의 계기를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이 전 지사에게 공동선대위원장직과 강원도 출마를 권유했다. 이 대변인은 “이 대표가 이 전 지사에게 공동선대위원장을 제안하고 강원도 지역에 출마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 전 지사는 공동선대위원장직은 수락하면서도 본인의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확답하지 않았다고 이 대변인은 전했다. 이 대변인은 “(이광재) 본인은 백의 종군 하면서 선대위에서 직을 수행하겠다고 했다”며 “그러자 이 대표가 직접 선거에 출마해주는 것이 선거에 기여하는 방법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에 이 전 지사는 고민해보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지사는 당초 총선에 출마하지 않고 선대위원장직을 맡아 외부에서 당을 지원사격하겠다는 뜻을 측근들에게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전 지사의 출마지로는 강원 춘천 지역과 원주 지역이 거론되는데, 만찬 자리에서는 강원도의 몇몇 지역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가 이 전 지사에게 공동선대위원장직과 강원도 출마를 권유한 이유는 보수 텃밭지역으로 꼽히는 강원도에서 이 전 지사가 가지는 상징성 때문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이 전 지사는 17대 총선에서 강원 태백·영월·평창·정선에 출마해 첫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이후 18대 총선에서도 야당 후보로 출마해 50% 넘는 득표율을 기록하며 재선에 성공했다. 특히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는 강원도지사로 당선되면서 ‘최대 이변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강원도 평창 출신인 이 전 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관과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친노(친노무현) 그룹 핵심 인사이기도 하다.
이 전 지사는 2010년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아 피선거권이 박탈됐지만, 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복권됐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