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작년 매출 10조원 달성…전기차 배터리 매출 ‘순풍’

입력 2020-01-30 18:05

삼성SDI가 지난해 창립이래 연 매출 10조원을 넘어섰다. 전기자동차(EV) 시장이 커지면서 EV용 전지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고, 전동공구와 무선 청소기에 쓰이는 소형전지 수요 증가의 영향이 컸다.

삼성SDI는 30일 지난해 4분기 매출 2조8210억원, 영업이익 20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2531억원(9.9%)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459억원(-87.9%)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매출 3424억원(13.8%) 증가, 영업이익 2286억 원(-91.9%) 줄었다. EV용 중·대형 전지의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잇따라 화재가 발생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안전 대책 마련에 2000억원의 비용이 소요됐기 때문이다.

전지사업부문 매출은 2조208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567억원(13.2%) 증가했다. EV용 전지는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고 수익성도 개선됐다. 특히 유럽 고객의 공급 물량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소형전지는 전동공구와 청소기 중심으로 원형전지 매출이 늘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전자재료 사업부문 매출은 610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9억원(-0.6%) 감소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소폭 감소했지만 고부가 제품 비중이 확대돼 판매구조가 개선됐다. 편광필름은 계절적 영향으로 매출이 줄었으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반도체 소재는 전방수요 개선으로 매출이 올랐다.

김윤태 삼성SDI 경영지원실 상무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다소 성장이 둔화된 미국, 중국 등 전기차 시장은 올해 신모델 출시와 함께 성장세를 회복할 전망”이라며 “ESS 시장 수요는 글로벌 신재생발전 확대 추세 속에 해외전력용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올해 소형전지 시장의 경우 전년 대비 14% 증가한 102억 셀 규모로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E바이크, E스쿠터 등 E모빌리티 세그먼트와 함께 5G, 폴더블폰, 무선 이어폰 확대로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반도체 소재는 메모리 반도체 시황이 개선되며 판매 증가가 기대된다. LCD TV의 성장 정체에도 불구하고 디스플레이 소재는 초대형 TV 수요 증가와 OLED 전환 등으로 수익성을 유지할 것으로 분석된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