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1단계 무역합의 적용해도 한국 수출 0.2%p 떨어진다”

입력 2020-01-30 16:57

미·중 무역갈등으로 한국 수출이 최소 0.2% 포인트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하면서 급한 불을 껐지만, 갈등이 다시 깊어지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도 0.1% 포인트 이상 떨어질 수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송영관 연구위원은 30일 ‘확산되는 세계무역질서의 불확실성과 한국의 정책대응’ 보고서를 공개하고 “지난 15일 미국과 중국이 1단계 합의한 대로 관세조치를 한다고 가정할 때 한국 GDP는 0.067% 포인트, 총수출은 0.209% 포인트 각각 감소한다”고 관측했다. 두 나라는 향후 2년간 중국이 2000억 달러어치의 미국산 제품을 구매하고, 미국은 16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으며, 12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부과해온 15% 관세를 7.5%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다만 미·중 갈등이 격화해 2018년 12월 거론했던 관세 조치까지 더하면 한국의 GDP와 총수출 감소 규모는 더욱 커진다. 송 연구위원은 이 경우 한국 GDP는 0.122% 포인트, 총수출은 0.377%나 추락할 것으로 추산했다. 같은 시나리오를 가정할 때 GDP가 0.030% 포인트, 총수출이 0.229% 포인트 감소하는 일본이나 GDP 0.021% 포인트, 총수출 0.062% 포인트 하락을 겪는 독일보다도 더 큰 폭의 감소라고 송 연구위원은 지적했다. 한국 경제의 수출 의존도가 큰 데다 수출시장의 중국 의존도까지 높다 보니 미·중 무역갈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같은 ‘중국발(發) 악재’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송 연구위원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일본이 주도하고 있는 포괄·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CPTPP는 11개국(일본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브루나이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멕시코 칠레 페루)이 가입해 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