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3도화상, 도와주세요” 동해 펜션사고 유가족 호소 후 벌어진 일

입력 2020-01-30 16:49
설날 일가족 펜션 사고에 고개 숙인 동해시 =연합뉴스

“전신 화상을 입어 피부이식을 하려고 하는데 혈액이 부족합니다. 도와주세요.”

지난 29일 페이스북에 자신을 강원도 동해 펜션 가스폭발 사고 유가족이라고 소개한 A씨는 ‘혈액을 기증해주실 분을 찾는다’는 긴 호소문을 올렸다.

설날 당일인 지난 25일 오후 7시46분쯤 강원 동해시 토바펜션에서 가스폭발이 일어나 일가족 6명이 사망하는 등 총 9명의 사상자를 낸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났다. A씨는 사랑하는 가족을 이미 6명이나 잃었다며 생존한 가족 한 명이 전신 3도 화상을 입어 피부이식 수술을 해야 하는데 혈액이 부족하다는 글을 작성했다.

이어 그는 “(병원에서) 수술 도중 못 버티실 수 있고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도 살 전체가 녹아버린 양손은 사용할 수 없다고 했다”며 “어떤 방향으로도 어렵고 괴롭지만 가족입장으로서 어떻게든 해보려한다”고 설명했다.

해당글은 10시간 만에 350회가량 공유되며 퍼졌고 곳곳에서 이들을 돕겠다는 온정의 손길이 쏟아졌다.

동해시시설관리공단은 토바펜션 가스폭발 사고로 전신화상을 입은 피해자 홍모(66)씨의 피부 이식을 위해 지난 28~29일 직원 30명이 기증한 헌혈증서 115매를 동해시 재난안전대책본부에 전달했다.

또, 동해시는 오는 31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시내 중심지인 동해 이마트 옆 도로에서 O형 혈액형을 가진 시민들을 대상으로 화상중환자실의 환자에 대한 지정헌혈을 실시할 예정이다.

동해시 관계자는 “토바펜션 가스폭발 사고로 서울 한강성심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는 환자의 피부이식에 필요한 혈액공급을 위해 31일 헌혈운동을 펼치기로 했다”며 “O형 혈액형을 가진 시민들의 적극적인 헌혈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A씨는 해당글을 수정하며 “도움 주신 분들 덕분에 큰 도움 받았다”며 “조금씩 지속적인 치료를 할 예정이다”라고 감사함을 전했다. 이어 “이번 참사를 마지막으로 더이상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주시고 많이 알려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경찰은 동해 토바펜션 가스폭발 사고 원인에 대해 해당 펜션이 조리용 연료 시설을 가스레인지에서 전기시설인 인덕션으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LP가스 배관 마감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가스가 누출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최희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