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30일 “어느 나라건 중도 유권자가 다수인데 중도 유권자들은 선거 때만 되면 속는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를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기득권 거대 양당이 좌우 양극단에서 대립하다가 선거가 가까워져 오면 ‘중도 코스프레’를 한다. 인재영입이나 정책들도 중도인 것처럼 속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도 유권자는 거기에 실망한다”며 “반복되는 기대와 실망을 이제는 끊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전날 바른미래당에서 탈당하면서 실용적 중도정당을 만들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이날 신당 창당 문제에 관해서는 “그와 관련해서는 따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조만간 갖겠다. 곧 말씀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 중심의 보수·중도 통합 논의에 대해서는 참여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거듭 확인했다. 그는 “저는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에 대해 호소드리러 왔다고 (귀국 직후) 공항에서부터 말했다. 제 생각은 일관된다. (보수·중도 통합에) 관심 없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지금 광야에 저 혼자 서있다. 앞으로 신당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차근차근 늦지 않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안 전 대표는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설득해야만 제대로 결과를 낼 수 있다. 이게 제대로 일하는 방식이고 실용 정치의 핵심”이라며 “즉 실용 정치는 제대로 일하는 정치”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오전엔 필립 르포르 주한프랑스대사를 만났다. 안 전 대표는 “이익집단의 권력투쟁에 신물이 난 프랑스 국민들이 양당을 처단, 처벌했고 결국 실용적인 중도 정부가 세워졌다”면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처음 한 일이 좌든 우든 능력 있는 사람들을 대거 중용해 문제를 해결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혁이라는 것이 처음엔 힘들고 저항도 많기 마련이지만 여러 밝은 모습들이 나타나면서 프랑스가 살아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