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베이성 우한 교민을 송환하는 전세기 수가 줄어들면서 한 비행기로 이송하는 교민 수가 늘자 정부는 당초 계획했던 ‘다이아몬드식’ 좌석 배치 대신 옆자리에 앉되 승객 전원이 고강도 마스크를 착용한 것으로 방침을 바꿨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일반인이 고강도 마스크를 쓸 경우 숨 쉬기가 힘들어 비행시간 내내 착용하는 건 무리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중앙수습사고본부장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30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전세기) 편수가 줄어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없는 상태로 (교민이) 오는 방법을 고민한 결과 마스크의 수준을 높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N95 이상의 고강도 마스크를 교민 모두 착용토록 함으로써 기내 감염을 예방한다는 것이다.
전날 정부는 교민 간 접촉 가능성을 최대한 낮추기 위해 전세기 내 좌석 배치를 지그재그로 하겠다고 발표했다. 같은 열에 앉더라도 한 칸씩 띄워 앉고 다음 열은 바로 뒷좌석이 아닌 옆좌석부터 앉는 식이다.
그러나 편성하는 전세기가 줄어들면서 한 번에 이송하는 교민이 늘어나 자리를 띄워 앉는 건 불가능하게 됐다. 정부는 이날 저녁 404석의 좌석이 마련돼있는 B747-400 기종을 투입해 350여명의 교민을 이송한다.
정부가 제공하는 N95 마스크는 0.3㎛ 이상 미세입자와 바이러스를 95% 이상 차단하는 만큼 산소 투과율도 낮아 주로 감염병 환자를 보는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이 쓴다. 일반인이 쓰기엔 답답한 느낌이 있다. 의료계에선 숨쉬기가 어려워 마스크를 벗었다 썼다를 반복하는 것보다 일반인용 KF80을 계속 착용하는 게 좋다고 권고한다.
교민 중 폐질환 등이 있는 사람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심장질환과 폐질환이 있는 사람은 호흡곤란을 느껴 응급상황이 올 수 있다”며 “비행기 내 공기흐름 순환시스템을 마련하는 등 이런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또 “상황이 바뀐 만큼 그에 따른 운영책이 필요하다”며 “(기내에서) 유증상자가 발생하면 비즈니스석에 유증상자를 배치해 비닐로 막는 등 일반석과 철저히 차단하고 (비행기 안에서의) 이동을 최대한 줄이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건당국은 좌석 배치 변경에 따라 추가 대책을 마련 중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3분마다 환기하는 환류시스템이 비행기 안에 있어 비말 전파 차단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교민에게 손 소독제를 제공하고 환경티슈로 (기내를) 소독하는 등 엄격한 감염 관리 과정을 거쳐 입국토록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선 기자,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