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우한과 인근 지역 체류 교민을 수송하기 위해 띄우는 전세기에 탑승한다.
조 회장은 위험을 무릅쓰고 비행기에 탑승하는 대한항공 직원들을 책임지는 솔선수범 차원이라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오히려 민폐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30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조 회장은 이날 밤 우한으로 출발하는 전세기에 동승하는 문제를 놓고 막판까지 고심한 끝에 결국 탑승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
대한항공 측은 노조 간부(상근) 3명과 대의원 10명을 포함한 지원자 30여명으로 우한 전세기에 탑승할 인원을 꾸렸다.
조 회장은 승무원 안전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들의 자원을 높이 평가한 데 이어 이들을 격려하고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전세기 탑승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안팎에서는 오는 3월 사내이사 재선임이 걸린 주주총회를 앞두고 그룹 최고경영자(CEO)로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며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조 회장이 이번 비행에서 별다른 역할이 없는데 굳이 동승하는 건 ‘민폐’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경영권을 두고 남매간에 싸우는 모습을 보인 조 회장이 이미지 세탁을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전세기에 탑승하는 승무원 인원은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법정 최소 탑승 인원으로 맞춰진 상태다.
특히 전세기에 탑승한 승무원에 대한 보상 등에 대한 별다른 조치는 없이 전세기 동승으로 솔선수범하겠다는 것은 일종의 ‘보여주기식 쇼’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