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집결지 전주 선미촌 날로 변신 … 마을사박물관 내일 개관

입력 2020-01-30 16:08
어두운 과거를 지닌 전북 전주시 성매매업소 집결지가 나날이 문화예술과 여성인권의 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전주시는 31일 성매매 업소가 모여 있는 선미촌내 서노송예술촌 마을사박물관인 ‘노송 늬우스박물관’을 개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

박물관은 옛 성매매업소 건물에 들어선다. 보존된 13개의 방에는 설치·영상 작품과 서노송동의 과거∼현재∼미래를 보여주는 사진과 주민들의 이야기가 담길 예정이다. 6명의 주민 예술가들은 사진과 분재, 초상화 캐릭터, 수석, 압화, 말린 꽃 등을 전시한다.

시 관계자는 “이 박물관은 암울하게 인식되던 옛 성매매 공간이 주민들의 삶을 추억하고 문화예술로 소통하는 따뜻한 곳으로 다가가도록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앞서 전주시는 최근 선미촌 골목길에서 지역주민과 문화예술가 등 12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OO의 골목’ 캠프를 열었다. 이 캠프에선 주민과 서노송예술촌에서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염색, 목공, 회화, 가드닝, 디자인, 조명 등 6개 팀의 제작 워크숍이 진행됐다.

전주시는 그동안 성매매업소 집결지 정비가 주로 공권력을 동원해 행해져왔던 것과는 달리 시민단체와 힘을 모아 문화예술 공간으로 변화시키는 사업을 펼쳐왔다.

이로 인해 이 일대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한 ‘2019 문화적 도시재생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1960년대 서노송동 일대에 형성된 선미촌에는 한때 400여 명의 여성이 성매매 일을 하는 전북 최대의 집창촌이었다. 2004년 성매매방지특별법 시행 이후 종사자가 100여 명으로 급감한 뒤 2015년 도시재생사업이 추진되면서 현재는 20여명으로 줄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