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30일 입국할 예정이던 중국 우한 교민들을 충남 아산과 충북 진천의 임시생활시설로 이송할 경찰버스 운전자를 전날에야 급하게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 차출 가능한 경찰버스를 확인하고, 차량이 소속된 경찰서에서 운전요원을 선발하는 방식으로 총 36대를 채웠다고 한다.
경찰 등에 따르면 29일 서울 지역에 근무하는 일부 경찰관들은 문자메시지 한 통을 받았다. ‘우한 교민들이 도착하면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까지 교민들을 이송할 1종 대형면허 소지자를 찾는다’는 내용이었다. 문자에는 ‘이송 작전에 참여한 인원들은 2주 간 자택에서 격리할 계획’이라는 설명도 덧붙여진 것으로 전해졌다.
우한 교민들이 도착하기로 돼 있던 30일 새벽 경찰 내부게시판에는 자원자가 없어 강제로 차출될 것을 우려하는 글도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글에는 “우한에 방문한 적이 없는 일본인 버스 운전기사가 신종 코로나에 감염됐다”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처음에는 자발적으로 할 사람을 찾다보니 지원자가 그리 많지 않았다”며 “인원을 확보하기까지 상당히 촉박했던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당초 30, 31일 이틀간 전세기 총 4편을 띄우려 했던 정부 계획에 맞춰 김포공항에 경찰버스 36대를 투입하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공항 검역에서 발열 등 신종 코로나 증상을 보이는 교민들은 즉각 권역응급센터로 이송할 방침이다. 한 경위급 경찰관은 “선뜻 나서기는 어려운 일이지만 이런 비상사태를 대비해 경찰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29일 오후 관계부처 회의에서 경찰청이 교민 이송을 자처했고, 짧은 시간 안에 운전자 36명을 모두 확보했다”며 “비상동원규칙과 재난관리규칙 등에 따라 경비부대를 동원했고 동원된 경찰관들에게는 방호복 등 보호장구를 지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권민지 송경모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