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민들 울산에서 돈 쓸 곳이 없다... 50%가 외지에서 소비

입력 2020-01-30 14:24 수정 2020-01-30 14:25
울산시민 50%가 울산에서 돈을 벌어 외지에서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은행 울산본부가 발표한 울산지역 가계 소비 유출입 현황 및 특징 연구보고서 따르면 2019년 울산지역 거주자 총소비 대비 소비 순유출액 비율은 49.5%로, 서울을 제외한 전국 16개 광역단체 중 가장 높았다. 이 비율은 거주자 역외소비와 비거주자 소비유입 수준을 비교해 나타내는 것이다.
수치가 높을수록 거주자 역외소비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뜻이다.
시민들은 주로 부산과 경남 등 인근 지역으로 소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부산과 경남지역 대형 아울렛과 백화점에서 옷과 가전 제품을 사고, 맛집에서 음식을 먹기 위해 돈을 쓴 것으로 분석됐다. 또 서울과 부산 등에서 장거리 진료를 받는 시민들도 많다.
울산본부는 울산지역 가계소비의 유출입 주요 요인을 △유통업 관련 인프라 부족, △관광산업과 외식산업의 낮은 경쟁력 △전문 의료서비스 부족 등의 영향으로 진단했다.
반면 소비유입 현황을 보면 지난해 울산지역 가계 소비유입률은 14.9%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대형 아웃렛, 백화점 등이 부족한 점도 울산지역 방문 관광객을 만족시키지 못했고, 관광산업의 인프라 열세도 음식업, 숙박업 등 관련 업종의 소비유입을 낮추는 요인으로 연쇄 작용했다. 타 지역대비 청년층이 운영하는 외식업체가 부족한 점도 낮은 경쟁력의 한 원인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역외소비율이 높고 소비유입률은 저조한 구조는 투자 부진과 소득 감소 등을 초래, 지역경제 선순환을 저해하고 장기적으로 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한은 울산본부는 우려했다.
이에 따라 한은 울산본부는 대형 유통업체 유치, 온라인 쇼핑몰 등 전자상거래 인프라 구축, 특성화 전통시장 육성, 자동차 등 주력산업과 연계한 관광상품 개발, 전문 의료인력과 특수 의료장비 유치 등 의료 인프라 확충을 위한 정책 지원 등의 방안을 제안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