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가장 더운 도시’ 타이틀 내려놓을 수 있을까

입력 2020-01-30 11:47
국민DB

그동안 ‘무더위’로 유명세를 떨쳤던 대구가 각종 더위 관련 타이틀을 다른 지역에 내주고 있다. 나무심기 등 환경개선 사업이 효과를 거둔 것이라고 대구시는 평가하고 있다.

30일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의 2010년대(2010~2019년) 폭염 일수 대비 열대야 일수는 0.6일로 서울(2.9일), 인천(5.6일), 부산(7.4일), 광주(1.4일), 대전(2일), 울산(0.8일)보다 낮았다. 2019년 대구의 폭염일수는 29일로 서울과 다른 광역시에 비해 월등히 높았지만 열대야 일수는 22일로 부산(27일), 대전(23일)보다 짧았고 광주(22일)와 같았다. 이는 열대야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열섬현상이 약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대구시는 설명했다. 일 최고기온 기록도 2010년대 후반부터 영천, 경주, 홍천, 의성 등지에서 가져갔다.

대구시는 1996년부터 펼친 1000만 그루 나무 심기 사업과 100개 도시 숲 조성사업, 옥상녹화사업, 공원·수경시설 확충 사업 등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1000만 그루 나무 심기 사업으로 대구시는 4136만 그루의 나무를 보유한 도시로 바뀌었다. 나무는 수종별로 온실가스 흡수량이 다르지만 소나무 30년생 1그루당 연간 6.6㎏의 탄소를 흡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대구시 녹피율(도시 면적 중 녹지가 덮고 있는 비율)은 62.4%로 특·광역시 평균인 51%보다 높다. 바닥분수, 물놀이장의 수경시설 227곳을 확충한 것도 도시열섬현상 완화에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는 앞으로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20곳과 민간특례 도시공원 3곳에 공원(550만㎡)을 조성할 계획이다. 공원이 생기면 대구시민 절반이 넘는 130만명이 거주지 반경 1㎞ 이내에서 공원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또 ‘2030 대구광역시 기후변화 대응 기본계획’을 수립해 온실가스 감축 등 기후변화에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다른 지역이 열대야, 일 기온 등 각종 더위 지표에서 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과 달리 대구는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추세”라며 “지역 특성상 폭염일수가 긴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다른 지표를 보면 더 이상 가장 더운 도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