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 여성, 숙명여대 최종 합격… 여대 입학 첫 사례

입력 2020-01-30 11:17
트렌스젠더 여성 A씨의 숙명여대 합격확인서. 뉴시스

성전환 수술을 받은 트랜스젠더 여성이 올해 숙명여대에 최종합격해 입학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트랜스젠더 여성이 여대에 합격한 사실이 공개된 것은 국내에서 첫 사례이다.

30일 뉴시스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태국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은 트랜스젠더 A(22)씨가 최근 2020학년도 신입학전형에 최종합격했다”며 “평소 법에 관심이 많았던 A씨는 법과대학에 진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1월 치러진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약 한 달 앞둔 10월 법원에서 성별정정 신청이 허가돼 주민등록번호 앞 숫자가 1에서 2로 바뀌었다.

A씨는 “성전환 수술을 받고 주민등록번호를 바꾼 트랜스젠더도 당당히 여대에 지원해 합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저를 보면서 여대 입학을 희망하는 다른 트랜스젠더들이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평소 법에 관심이 많았던 A씨가 법대에 지원한데는 국내 첫 트랜스젠더 변호사인 박한희(35)씨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A씨는 “박한희 변호사의 이야기를 다룬 기사들을 보면서 ‘트랜스젠더도 이렇게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때부터 법에 관심이 생겨 공부해 보니 인권 관련 등 재미있는 주제들도 많아 이 길을 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A씨는 또 “우리 사회가 아직 트랜스젠더와 성소수자 등을 색안경 끼고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사회 전체 집단의 의견에서 반대되는 의견도 자유롭게 낼 수 있어야 창의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더 다양한 가치들이 생성될 수 있는데 그 부분에서 우리 사회가 아직은 부족한 것 같다”고 밝혔다.

김현경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