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중국 사무실 임시 폐쇄…MS는 중국서 재택 근무
미국 1500개 기업, ‘바이러스’나 ‘신종 코로나’ 단어에 거론
살균제와 가정용 세척제 등 매출은 급증
중국서 전세기편으로 도착한 미국인들, 감염 증상 없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신종 코로나)이 새해 초 미국 경제에 먹구름을 몰고 오고 있다. 유일하게 판매가 급증한 것은 살균제와 가정용 세척제 등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9일(현지시간) 현행 1.50~1.75%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하지만 이를 발표하는 자리에서도 신종 코로나 확산이 세계 경제에 미칠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이사회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연준은 신종 코로나 발발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파월 의장은 “신종 코로나 확산이 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을 예측하기는 이르다”면서도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여행 제한과 사업 중단 등으로 중국과 아마도 전세계적으로 경제활동에 일부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파월 의장은 “궁극적으로 미국 경제에 미칠 파장을 판단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며 “신종 코로나에 의한 것들을 비롯해 경제전망에서 불확실성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미국 주요 기업들은 신종 코로나가 수익 결산에 잠재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방송이 보도했다. CNBC는 1500개 기업이 ‘바이러스’나 ‘신종 코로나’와 같은 단어에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구글은 중국의 사무실을 일시적으로 폐쇄키로 했다고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방송이 보도했다. 구글은 중국에 최소 4개의 사무실을 보유하고 있다. CNBC는 중국 사무실 일시 폐쇄가 구글의 대만과 홍콩 사무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맥도날드도 신종 코로나가 발생한 후베이성의 모든 지점을 폐쇄하기로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중국에서 일하는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지시했다. 아마존은 미국 보건당국과 세계보건기구(WHO)의 새로운 지침이 나오기 전까지 직원들의 중국 출장·여행을 금지시켰다.
미국의 델타 항공은 2월 6일부터 4월 30일까지 중국 항공편을 절반으로 줄이기로 결정했다. 신종 코로나로 인해 여행객이 급감한 데 따른 조치다. 델타는 일주일에 42편의 중국편 여객기를 운행했으나 21편으로 감소된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에 대한 우려로 살균제 등의 매출은 급증하는 상황이다. 미국 화학기업 다우의 최고경영자인 짐 피터링은 CNBC에 “신종 코로나의 확산으로 살균제와 가정용 세척제, 티슈 등 일부 제품의 수요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의 진원지 중국 우한에 머물던 미국인 201명이 미 국무부 전세기편으로 29일 오전 9시쯤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 카운티의 마치 공군 기지에 도착했다. 미 보건당국은 이번에 귀국한 미국인들 중 신종 코로나 감염 증상을 보인 사람은 현재까지 없다고 밝혔다.
우한에는 1000여명의 미국인이 머물고 있으며, 신종 코로나에 노출될 위험이 큰 미국 국민들에게 탑승 우선권을 줬다고 미 국무부는 설명했다.
조종사와 정부 직원을 제외하면 이번 전세기편으로 도착한 미국인은 195명이다. 이들은 이미 중국에서 2차례 의료 검진을 받았으며 중간 급유를 위해 기착한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2차례 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검진을 받았다. 신종 코로나 감염 증상을 보인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탑승객 전원이 캘리포니아주로 귀국했다.
이들은 앵커리지 공항에서도 통상 겨울철이면 대부분 폐쇄되는 국제선 터미널에 격리돼 있었다. 탑승객들은 도착한 뒤 다시 한 차례 의료 검진을 받은 뒤 귀국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전세기가 착륙한 마치 공군 기지에 임시로 수용될 예정이다. 탑승객들은 자발적으로 공군 기지에 남는 데 동의했으며 추가 검사를 위해 격리된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의심 증상을 보이는 탑승객이 나오면 현지 병원으로 이송된다고 미 국방부는 밝혔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