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우한 교민 오는 아산… 방역물품 반입완료, 충돌은 없어

입력 2020-01-30 09:21 수정 2020-01-30 11:0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진원지에서 돌아오는 교민을 수용할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앞에서 밤샘 농성을 이어가던 주민들이 30일 오전 농성을 풀고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경찰은 경찰인재개발원 진입로를 가로막았던 농기계를 모두 밖으로 빼내고 의경을 배치하는 등 교민 수용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전날부터 이곳에 모여 있던 주민 50여명은 정부의 우한 교민 수용 방침에 항의하며 밤새 자리를 뜨지 않고 시위했다. 날이 밝자 경찰은 주민 설득 작업을 병행하며 19개 중대 1900여명을 동원해 트랙터를 비롯한 농기계를 도로 밖으로 옮겼다. 견인차를 이용해 도로 주변에 주차돼 있던 차량도 다른 곳으로 이동시켰다.

한때 입구 봉쇄 과정에서 주민들은 고성을 지르며 항의했지만 다행히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이어 오전 8시50분쯤에는 경찰인재개발원 정문으로 통하는 길이 뚫려 방역물품을 실은 차량 4대가 인재개발원으로 진입하기도 했다.

초사 2통이 속한 온양5동의 김재호(63) 통장은 “오늘 오전 행안부 장관과의 면담후 주민들의 입장을 정리할 방침”이라며 “장비와 천막은 철거됐지만 정부의 입장을 수용한 것은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주민 50여명을 제압하려고 경찰 1000명을 동원하느냐”며 “이게 대체 뭐냐. 완전 공포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편 김계조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 전날 오후 8시30분쯤 농성을 벌이는 주민들을 만나 정부의 입장과 그동안의 상황을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이 자리에서 “국가시설 가운데 대규모로 수용할 수 있는 곳과 여러 가지 검토 과정에서 경찰이 통제를 잘하기 때문에 경찰인재개발원을 지정하게 됐다”며 “주민들이 정부의 입장을 수용하면 숙원사업을 해결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아산=홍성헌 전희진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