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신종 코로나’ 기세 언제 꺾일까…전문가 “향후 7~10일이 절정“

입력 2020-01-29 17:43 수정 2020-01-29 17:49
중국 우한의 한 병원에서 의사들이 신종 코로나 감염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또다시 하루 만에 1500명가량 폭증하며 전체 확진자 수가 6000명을 넘어섰다. 이미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환자 수를 넘어서 무서운 기세로 확산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의 기세가 꺾이지 않자 시 주석은 신종 코로나를 ‘악마’로 규정했고, 지방 정부들은 춘제(春節·설) 연휴를 추가 연장하며 사투를 벌이고 있다.

다만 중국 내 신종 코로나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지만 향후 7~10일 사이가 분수령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29일 0시 현재 전국 31개 성에서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5974명, 사망자는 132명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하루 전보다 확진자는 1459명, 사망자는 26명 늘어난 것이다. 위건위의 발표 후에도 확진자는 계속 늘어 6000명을 돌파했다.

사스 당시 중국 본토에서 5327명의 확진자가 나왔던 데 비해 훨씬 가파른 증가세다.

발병지인 우한을 포함한 후베이성의 경우 확진자가 하루 만에 840명 늘어 3554명에 달했고, 사망자는 25명 증가한 125명으로 초비상이 걸렸다.

신종 코로나의 청정 지역으로 여겨졌던 시짱(티베트)에서도 의심 환자 1명이 나왔다. 이 의심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 중국 31개 성 모든 지역이 감염된 셈이다.

특히 중국 내 신종 코로나 의심환자는 9239명으로 전날에 비해 3248명이나 증가했고, 중증 환자는 1239명이어서 당분간 확진자와 사망자는 급격하게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 안후이성의 한 역에서 방역 요원들이 승객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AP연합뉴스

하지만 중국 내에서는 향후 10일 전후가 신종 코로나 계속 확산 또는 진정 여부를 가늠할 중대 고비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23일 우한을 봉쇄했기 때문에 신종 코로나의 최대 잠복기(14일)를 감안하면 다음 주 중반쯤 발병지에서 밖으로 확산되는 1차 전염 루트 차단 효과를 가늠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이후 각 성과 도시들도 곧바로 자체 통제 조치를 취한 상황이어서 발병지 전파 외에 사람 간 2, 3차 전염 확산 여부도 향후 1주일 전후로 추세 확인이 가능해 보인다.

중국 호흡기 질병 최고 권위자인 중난산 중국공정원 원사는 전날 매체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에 대해 “앞으로 7∼10일 사이에 절정에 달할 것”이라며 “대규모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춘제 연휴 연장과 인구 이동 제한 조치로 생긴 10~14일의 격리관찰 기간에 잠복기가 지나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신종 코로나의 잠복기는 3~7일이고 2주를 넘기지 않는다”며 “사스는 5~6개월 지속됐지만 신종 코로나는 그렇게 길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AP뉴시스

사태가 심각해지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5일 이후 3차례나 신종 코로나 문제를 거론하며 전면전을 지휘하고 있다.

시 주석은 전날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과 만나 신종 코로나에 대해 “이는 악마다. 우리는 악마가 활개 치고 다니게 놔둘 수 없다”며 강력한 ‘우한 폐렴과의 전쟁’ 의지를 표명했다.

중국 중앙정부가 춘제 연휴를 2월 2일까지로 사흘 늘린 데 이어 각 지방정부가 기업들의 연휴를 2월 9일까지 1주일 더 연장하는 조치를 속속 내놓고 있다.

상하이시는 처음으로 내달 9일까지 기업들의 업무 재개를 금지했다. 이어 장쑤성과 광둥성, 충칭시도 상하이와 마찬가지로 기업들의 연휴를 다음 달 9일까지로 연장했다.

이 지역 노동자들은 지난 24일부터 계산하면 17일간의 연휴를 보내게 됐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바이두 등 중국 인터넷 기업들은 다음 달 3∼7일 재택근무를 결정했다.

중국의 여러 지방 교육 당국은 초·중·고 개학 시점을 2월 17일 이후로 잠정 연기한 상태다.

중국 국가공무원국은 2020년도 중앙기관 및 소속 기구의 공무원 임용 일정과 면접시험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중국 국내외 인사의 국가기관 방문을 총괄하는 중국 국가신방국도 중국 국가기관 방문객 접객 업무를 지난달 28일부터 모두 중단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