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자택격리 중 가족간 2차 감염… 대만에서 첫 사례

입력 2020-01-29 17:29 수정 2020-01-30 17:50
대만 보건당국 관계자가 28일 밤 기자회견을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가족 간 감염을 보고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일본, 독일 등에서 중국을 방문한 적이 없는 사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대만에서도 2차 감염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특히 자택 격리 기간 동안 가족에게 감염된 첫 사례다.

대만 보건당국은 28일 밤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일하다 귀국한 여성의 자택 격리 기간 동안 남편이 감염됐다”면서 “가족간 2차 감염이 확인된 첫 사례”라고 밝혔다. 50대의 이 남성의 아내는 지난 27일 대만의 다섯번째 우한 폐렴 확진자로 판명됐다.

그의 아내는 지난해 10월 하순부터 우한에서 근무하다 지난 20일 춘제(설)를 맞아 귀국하면서 대만의 첫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인 여성과 같은 항공편을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만 보건당국은 “이 여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와 같은 항공편으로 귀국했지만, 발열 증상이 없어 14일간의 자택격리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여성은 23∼24일 양일간 남편과 함께 마스크를 착용하고 재래시장, 슈퍼마켓, 가전매장 등을 방문했으며 25일 저녁 갑작스런 발열로 응급실을 찾았다가 격리된 뒤 이틀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만 보건당국은 “이 여성의 남편이 아내의 자택 격리 기간에 중부 난터우(南投)에서 열린 한 전시회를 찾은 사실을 확인하고 이들이 방문한 곳을 긴급 소독처리하는 한편 이들 부부와 접촉한 것으로 파악된 36명을 대상으로 14일간의 자택 격리 조치를 취했다”고 덧붙였다.

대만 보건당국은 “이번 사례를 계기로 자택 격리자의 외부 활동을 막기로 하고 29일부터 2000여명에 달하는 자택 격리자들에게 개별 휴대전화를 지급해 위치 확인에 나섰다”면서 “만약 이들이 자택을 벗어날 경우 경찰 등을 동원해 강제 격리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만에는 29일 현재 이 남성까지 포함해 8명의 확진자가 나온 상태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