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환매 연기’ 알펜루트 점검…결과 따라 ‘펀드런’ 분수령

입력 2020-01-29 16:48 수정 2020-01-29 16:59

라임자산운용에 이어 1100억원 규모의 펀드 환매연기를 선언한 알펜루트자산운용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자산 건전성 조사에 착수한다.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맺은 증권사들의 갑작스러운 자금 회수 요청 외에 다른 문제점은 없는지 확인한다는 취지다. 결과에 따라 ‘펀드런’(대규모 환매 사태) 흐름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 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알펜루트 펀드 판매사와 개인투자자 현황, 펀드를 통해 취득한 기초자산 및 건전성 등을 파악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알펜루트자산운용은 환매중단 이유를 TRS 증권사들의 급격한 자금 회수 때문이라고 설명하는데, 과연 그게 유일한 이유인지 사실관계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TRS 증권사들의 자금 회수 외에 자산 부실 등이 발견된다면 정식 검사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반대로 특별한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펀드런 우려는 소강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TRS 계약은 증권사가 증거금을 담보로 자산을 대신 매입해 주면서 수수료를 받는 ‘자금 대출’ 방식의 계약이다. 대출을 이용해 투자를 확대하려는 자산운용사와 수수료 수익을 챙기려는 증권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전체 TRS 계약 규모는 1조9000억원까지 불어났다.

그러나 라임자산운용의 1조7000억원대 환매중단 사태로 증권사들이 리스크(위험) 축소에 나서면서 TRS 자금 회수에 나섰다. 금감원은 지난 28일 사모 전문 운용사들과 TRS 계약을 맺고 있는 6개 증권사를 모아 긴급 현안 논의를 갖고 “TRS 관련 자금 회수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참석한 증권사들은 “라임자산운용이나 알펜루트자산운용 외에 다른 자산운용사에서 TRS 자금을 회수할 계획은 없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펜루트자산운용의 펀드 판매 잔액은 지난해 11월 말 기준 9394억원이다. 개인투자자 판매 잔액이 4766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판매계좌(2265개)의 82.7%(1874개)가 개인투자자 계좌다. 판매사는 한국투자증권(2972억원), 신한금융투자(1727억원), NH투자증권(1436억원), 미래에셋대우(1003억원) 등 증권사 15곳과 보험사 1곳이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