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수돗물 비중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제주도가 올해 누수율 잡기에 총력을 기울인다. 높은 누수율을 감추기 위해 그동안 상수도 통계를 조작해오다 들통난 이력이 있는 제주도가 이번에는 노후 수도관 교체 등을 통해 누수율을 줄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9일 제주도는 올해 상수도 누수율을 줄여 유수율을 연말까지 52%, 2025년까지 85%를 달성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최근 환경부가 발표한 ‘2018 상수도 통계’에 따르면 제주지역 누수율은 43.3%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누수율은 송수 시점부터 급수 사용자의 계량기까지 발생한 손실 수량을 계산한 것이다. 제주의 누수율은 전국 평균 10.8%의 4배에 달하고, 전국에서 가장 낮은 서울(2.4%)보다는 18배나 높았다.
누수율이 높으니 유수율은 낮은 실정이다. 같은 통계에서 제주지역 유수율은 46.2%로, 전국 평균(84.9%)에 턱없이 못 미쳤다. 유수율은 총급수량 중 유수 수량의 비율이다. 제주는 연간 총급수량 1억7539만㎥ 중 8105만8000㎥에 대해서만 물 사용 요금을 징수하고 있다. 그만큼 땅속으로 새어나가는 물이 많다는 얘기다.
제주도는 2015년 상수도 유수율과 누수율을 속여온 것이 드러나 당시 환경부가 각 지자체에 통계를 왜곡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 공문을 보내는 등 파문을 일으켰다. 2016년부터 상수도 유수율 제고 사업을 본격 추진했으나 유수율은 제자리걸음이었다.
이에 제주도는 유수율 제고 사업의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지난해부터 집중 투자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2019년 450억원에 이어 올해 432억원을 투입해 노후 상수관망 교체와 블록구축 사업을 지속 추진한다.
블록 구축사업의 경우 동 지역은 한국수자원공사에 위탁해 이달부터 사업이 추진됐고, 앞서 시작된 읍면지역은 올해 말까지 마무리될 전망이다. 노후 상수관 교체는 블록구축 완료 지역부터 차례로 진행해나갈 예정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환경부 노후 상수관망 현대화사업 예산(90억원)을 지원받게 되면서 매해 안정적인 예산 투자가 가능해졌다.
이양문 상하수도본부장은 “상수관망 블록구축사업이 완료된 오라, 애월, 토평지역은 평균 유수율이 41%에서 78%로 상승했다”며 “체계적인 유수율 관리를 통해 현재 46%에 머무는 제주지역 유수율을 올해 52%, 내년 60%로 높이고, 목표연도인 2025년에는 85%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