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오지말라” “한번 뿐인데”…신종코로나에 학교들 졸업식 고민

입력 2020-01-29 15:1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학교 졸업식 풍경을 바꾸고 있다. 졸업식을 하루 앞둔 학교 대다수에서 공연이나 외빈 축사를 대폭 줄이고 학부모 참석을 자제하는 현상이 생겨났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오는 30∼31일 이틀간 서울 중·고교 710개교 중 40개교가 졸업식을 개최할 예정이지만 그중 일부 학교들은 아직 졸업식 개최 여부도 결정하지 못하는 등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졸업식을 예정대로 진행하는 학교들 또한 공연이나 외빈 축사 등 행사를 대폭 줄이고 학부모에게 졸업식 참석을 자제하도록 당부하고 있다. 또 졸업식장도 강당 대신 교실로 변경하는 추세다.

31일 졸업식을 여는 서울 반포고 고은정 교장은 “졸업식을 연기하는 방안을 고민했으나 학사일정이 꼬일 것을 염려해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면서 “대신 졸업식을 최대한 빨리 끝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 노원구 한 중학교 교감은 “모레(31일) 졸업식에 재학생들이 오케스트라 공연과 합창을 하려고 준비했는데 모두 취소했다”며 “학부모들에게도 졸업식에 가급적 오지 말라고 말했는데 일부는 아이 졸업식에 오지 말라니 무슨 소리냐고 항의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는 학부모들의 입장을 이해한다면서 “바이러스 감염이 큰일이지만 학교 졸업식은 인생에 단 한 번뿐인데 축소 진행하게 돼 아쉽다”고 밝혔다.

관악구에 위치한 미림여고 관계자도 “예년 같은 경우에는 강당에서 전체 졸업생을 모아놓고 했었는데 올해는 각 교실에서 진행하고 교장이 방송실 스튜디오에서 축사를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학부모 참석을 허용하는 학교들 다수는 졸업식장 입구에 위생용품을 비치하고 공항이나 병원에서처럼 발열 체크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 학부모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졸업식에 올때 마스크 착용을 당부할 것이라고 전했다.

교육부는 개학과 졸업 시즌을 맞아 신종 코로나 전염을 막고자 초·중·고등학교 등 모든 학교에 공문을 보내, 졸업식 등 인원 밀집 행사를 강당에서 대규모로 하지 말고 가능한 한 소규모로 진행하되 개인위생을 철저히 신경 쓰도록 하라고 공지했다.

최희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