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폐렴의 진원지인 중국 우한에서의 입국길은 막혔지만, 여전히 많은 중국인들이 항공편을 통해 한국에 들어오고 있다. 저마다의 이유를 가지고 중국발 비행기에 몸을 실은 이들은 스스로를 보호하고 혹시 모를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다양한 제품을 활용했다. 아직 마스크도 익숙지 않은 우리에게 이런 광경은 신기할 따름이다.
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중국 지난에서 도착한 승객 중 눈에 띄는 모녀가 있었다. 어린 딸의 손을 나란히 잡고 입국한 엄마는 수경을 썼다. 마스크도 이중으로 꼈다.
아이도 한참을 수경을 쓰고 있었는지 안쪽에 하얀 김이 서려 있었다.
같은 날 중국 진안에서 출발해 인천에 도착한 비행기에서 내린 중국인 관광객의 모습도 기묘했다. 마스크를 두 겹 쓴 여성의 머리에는 헤어캡이 씌워져 있었다. 우한 폐렴때문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투명한 헤어캡 안에는 ‘파마용’ 롤이 여러 개 말려 있었다.
이날 중국 진안에서 인천에 도착한 비행기에서 내린 여성은 산업용 보호안경을 착용한 채 발열검사를 받았다. 투명한 안경알은 눈을 전부 가리고도 남았다.
중국 텐진에서 인천 입국장에 도착한 가족 단위 승객 중 한 아이의 패션도 우스꽝스럽지만 웃을 수만은 없었다. 가족들은 흰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고, 아이는 점퍼 지퍼를 머리끝까지 채워 올려 얼굴을 아예 봉쇄해 버렸다. 그 모습이 재밌었지만, 가족 중 아무도 웃지 않았다.
전날 부산의 김해공항에서는 중국에서 온 비행기에서 내린 남성 승객이 방독면을 착용한 채 입국하기도 했다.
우리 보건 당국은 28일부터 중국에서 입국하는 이들 전원에게 건강상태 질문서를 받고 있다. 제출하지 않거나 허위로 작성할 경우 최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또 열 감지 카메라와 체온계를 통해 열을 체크한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