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정부가 주는 연구비 받고 숨긴 하버드대 교수 기소

입력 2020-01-29 14:25
그림 = 김희서 인턴기자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돈을 받고 중국 정부의 우수 인재영입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가 검찰에 기소됐다고 AP 통신 등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검찰은 이날 오전 중국의 ‘천인계획’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실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중국 정부로부터 연구비를 받은 사실을 숨긴 혐의로 찰스 리버 하버드대 화학·생물학과장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리버 교수는 천인계획 프로그램 계약에 따라 우한이공대학으로부터 매달 생활비 5만달러를 포함해 최대 15만8000달러를 받았다. 중국 대학에 연구소를 설립하는 명목으로도 150만 달러를 또 받았다. 이러한 대가로 그가 우한이공대학을 대신해 특허를 신청하고 국제회의를 조직하는 한편, 논문을 발표했다는 것이 검찰의 조사 결과다.

천인계획은 중국 정부가 2008년부터 해외의 고급인재를 유치해 중국의 첨단과학기술을 육성하기 위해 시작한 프로그램이며 이를 위해 해외 과학자들에게 높은 연봉과 주택, 의료 등 각종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하버드대는 이번 사건에 대한 성명을 내고 “미 정부의 기소 내용이 매우 심각한 만큼, 연방정부와 협력하고 자체적으로도 비위 감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리버 교수 외에도 보스턴대 연구원인 옌칭 예 중국인민해방군 중위를 기소했다고 밝혔다. 현재 중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예 중위는 중국군을 위해 연구를 수행하고 문서와 정보를 중국에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기소 건에 대해 “미국의 노하우와 기술을 빼돌리려는 중국의 지속적인 운직임을 보여주는 작은 사례”라고 지적했다.

미연방수사국(FBI) 보스턴 지부의 조지프 보나볼론타 수사관은 “중국 공산주의 정권의 목표는 미국의 세계 최강국 지위를 빼앗겠다는 것”이라며 “그들은 이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법도 위반한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연구진이 핵심 기술이나 정보를 중국에 빼돌렸다가 적발된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보스턴에서 한 중국인 의대생이 연구용 시료가 담긴 유리병을 양말에 숨겨 중국으로 가져가려다가 체포됐다. 지난해 2월 미 코카콜라사에서는 중국계 미국인 과학자가 천인계획 지원을 받으려 인체에 해로운 비스페놀A 성분이 없는 용기 제작에 필요한 화학 코팅 기술 등 회사 기밀 정보를 훔치려다 체포됐다.

김영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