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檢 비판한 임종석에 “조신하게 수사 받아라”

입력 2020-01-29 14:00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좌), 임종선 전 대통령 비서실장(우). 뉴시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검찰을 비판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향해 “윤석열 검찰총장은 무늬만 검사가 아니라 진짜 검사다”라고 반박했다.

진 전 교수는 29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지금 와서 생각하면 저분들이 애초에 윤석열을 검찰총장에 임명한 것도 실은 보여주기용 ‘이벤트’에 불과했던 것 같다. 윤 총장도 장관 배째는 취향 가진 분이 좋아하시는 ‘스토리’를 갖고 있다”며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사람에게 충선한다면 깡패지 그게 검사냐’ 같은 명대사도 있다. 그들에게는 정권을 멋있게 감싸줄 새끈한 포장지가 필요했던 거다”라고 적었다.

진 전 교수는 이어 “그렇게 해주리라 기대하고 대통령도 ‘살아 있는 권력에 칼을 대 달라’고 여유까지 부렸다. 그냥 칼 대는 시늉만 하라는 뜻이었는데 윤 총장이 너무 고지식해서 말을 못 알아들었다”며 “윤 총장이 대통령을 잘못 봤다. 그분 말에는 진정성이 있다고 착각했다. 반면 그쪽에서는 윤 총장을 잘못 봤다. 무늬만 검사가 아니라 진짜 검사다. 그래서 뒤늦게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거다”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무엇이 나오는지 국민과 지켜보겠다”는 임 전 실장의 말에는 “수사 조신하게 잘 받아라. 할 말 있으면 언론이 아니라 검사에게 하라. 국민은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2020 대검찰청 신년다짐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국민일보 DB

앞서 임 전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윤 총장과 일부 검사들이 무리하게 밀어붙인 이번 사건은 수사가 아니라 정치에 가깝다. 객관적인 사실 관계를 쫓은 것이 아니라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기획해서 짜맞추기를 하고 있다”며 검찰을 비판했다. 임 전 실장이 거론한 ‘이번 사건’은 청와대가 불법적으로 2018년 울산 지방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이다.

임 전 실장은 또 “정치적 목적을 이루기 위해 검찰총장이 독단적으로 행사한 검찰권 남용이다. 윤 총장은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며 “이번 사건에 매달리는 검찰총장의 태도에는 최소한의 객관성도 공정성도 찾아볼 수 없다. 무리한 수사를 넘어 정치개입의 길을 가고 있지 않은지 깊은 성찰을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수사팀은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사법처리 방향과 범위 등을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인사발령일인 내달 3일 이전에 일부 핵심 피의자들을 재판에 넘기는 방안을 보고 내용에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 사건 연루 혐의가 비교적 뚜렷하게 드러났다고 판단되는 피의자를 우선 기소하고, 임 전 실장 등에 대해서는 증거를 정리한 뒤 수사를 계속 이어가는 방안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