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임원 승진 20%↓…“조직 활력 떨어질라”

입력 2020-01-29 13:11
연합뉴스

국내 주요 그룹들의 2020년 정기 임원 승진 규모가 2019년보다 20% 가까이 감소했다. 내실 경영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조직 활력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있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29일 국내 30대 그룹 가운데 연말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한 20개 그룹의 221개 계열사 승진자 현황을 조사한 결과 모두 1562명이 승진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2019년 임원 승진자 1921명보다 359명(18.7%) 감소했고 2016년 이후 가장 작은 규모다.

CEO스코어는 기업들이 위기에 대비해 조직 확대보다는 내실 경영에 나선 것으로 풀이했다. 하지만 기업 내부에서는 “인사가 적체돼 조직 활력이 떨어지고 세대교체가 늦춰진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0개 그룹 가운데 승진 임원 수가 가장 많은 곳은 삼성으로 312명으로 집계됐다. 이어 롯데(170명)와 LG(164명), 한화(135명), SK(117명), 미래에셋(103명)이 세 자릿수를 넘었다.

롯데는 2019년 정기 임원인사 승진자(284명)보다 114명(40.1%) 줄어 감소 인원이 가장 많았다.

이어 포스코 -41명(-52.6%), SK -41명(-25.9%), LG -25명(-13.2%), 대림 -21명(-51.2%), 미래에셋 -20명(-16.3%), CJ -19명(-24.7%), 현대중공업 -18명(17.6%), KT -18명(-18.9%), 한국투자금융 -16명(-27.1%), 삼성 -13명(-4.0%), 신세계 -10명(-16.4%) 등 상당수 그룹이 전년보다 줄였다.

직위별로는 상무와 부사장 승진자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2019년 인사에서 상무(이사 포함) 승진자는 1297명이었지만, 2020년 인사에서는 1036명으로 261명(20.1%) 줄었고, 부사장은 140명에서 97명으로 43명(30.7%) 줄었다.

전무 승진자는 250명에서 237명으로 13명(5.2%) 줄어 상대적으로 감소 폭이 작았다.

여성 임원 승진자는 72명으로 전년 88명에 비해 다소 줄었지만, 전체 승진자 중 차지하는 비중은 4.6%로 같았다. 2016년 2.4%(39명)에서 2017년 2.9%(48명), 2018년 3.9%(74명), 2019년 4.6%(88명) 등으로 매년 상승세를 보였다가 2020년 인사에서는 주춤한 모습이다.

전체 임원 승진 인사 규모는 2016년 1593명에서 2017년 1653명, 2018년 1906명, 2019년 1921명으로 계속 증가했지만, 2020년 큰 폭으로 줄어 2016년 승진 규모보다 더 적었다.

<30대 그룹 임원 승진 현황>

*자료:CEO스코어
-1월 23일까지 대규모 인사를 발표한 계열사 집계 기준(임원으로 승진한 명단만 집계).
-수시인사체계그룹(현대차·두산)과 일부 연도 인사발표 하지 않는 그룹(한진·부영·S-OIL·대우조선해양·하림·금호아시아나·케이티앤지) 제외.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