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기생충’의 북미 상영관 수가 1000개를 돌파했다.
29일(한국시간) 미국 박스오피스 집계 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기생충’ 북미 지역 상영관은 지난 26일 기준 1060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11일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3개 상영관에서 선 개봉한 이후 최다 상영관 수다.
박스오피스 매출도 3091만2648달러(365억원)에 달한다. 역대 북미에서 개봉한 한국영화 중 역대 흥행 수익 1위 기록이며, 북미에서 선보인 역대 외국어영화 가운데 흥행 7위에 해당한다. 이 추세라면 6위인 ‘아멜리아’(3322만5499달러)의 기록도 곧 따라잡을 것으로 보인다.
개봉한지 100일이 지난 ‘기생충’은 한때 상영관 수가 620개까지 늘었으나 감소 추세를 보이다가 지난 6일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전후해 다시 반등하고 있다.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비롯해 각종 북미 시상식을 휩쓴 데다, 아카데미상(오스카) 6개 부문 후보에 지명돼 입소문을 탄 덕분이다.
북미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흥행 중이다. ‘기생충’은 이달 10일 개봉해 5위로 출발했으나 지난 주말에는 4위로 한 단계 올랐다. 일본 배급사 비터즈엔드에 따르면 일본 내 매출도 10억엔(108억원)을 돌파했다. 역대 일본에서 개봉한 한국영화 중 흥행 수익 7위에 해당한다.
‘기생충’의 해외 흥행은 아카데미 시상식 이후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기생충’은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 미술상 국제영화상까지 총 6개 부문 후보에 올라있는데, 국제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 수상은 유력시되고 있다.
봉준호 감독에 대한 현지 관심도 뜨겁다. 미국 영화 전문 매체 인디와이어는 28일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자 초청 공식 오찬에서 “가장 따뜻한 환대와 환호를 받은 사람이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었다”며 “봉 감독이 후보들 간 인기 경쟁에서 이겼다”고 전했다.
봉 감독은 미국 연예 매체 베네티 페어와 인터뷰에서 “아카데미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야 한다는 부담을 느낀다”며 “마운드에 강제로 올라간 야구선수 같다”고 털어놨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