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겨울 폭우와 따뜻한 날씨로 인해 두 번이나 개막을 연기했던 화천산천어축제가 또다시 이상기온이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29일 화천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축제장 얼음판의 두께는 18㎝가량이다. 얼음낚시를 진행할 수 있는 두께이지만 전날 낮 최고기온이 11도까지 오르면서 얼음 강도가 약해져 관광객의 안전을 고려해 얼음낚시터 운영을 잠정 중단했다. 당분간 얼음낚시를 제외한 산천어 루어낚시, 산천어 맨손잡기, 얼음썰매장, 봅슬레이, 얼곰이성미끄럼틀 등 행사 일부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기존에 예약 접수된 얼음낚시를 수상 낚시로 변경해 운영하고, 온라인 예매도 일시 중단했다.
화천산천어축제는 애초 축제 기간이 1월 4일부터 26일까지였으나 겨울답지 않은 포근한 날씨와 폭우로 인해 두 번 연기하고, 27일 축제의 막을 올렸다. 군은 이상고온으로 뒤늦게 열리는 만큼 안전에 중점을 두고 축제를 준비했다. 방문객의 안전을 위해 얼음 낚시터의 구멍 간격을 4m로 기존보다 2배가량 넓혔다. 얼음이 받는 하중을 줄이기 위해 산천어를 잡을 수 있는 얼음구멍을 지난해 1만개에서 2000개로 줄였다.
앞서 지난 6~8일 쏟아져 내린 겨울비에 축제장 일부가 침수되자 군청 전 직원이 동원돼 물을 퍼내는 등 눈물겨운 노력 덕분에 축제장 얼음판을 지켜냈다. 하지만 겨울답지 않은 날씨가 끝내 축제의 발목을 붙잡았다.
화천군 관계자는 “축제를 위해 1년 내내 준비했지만 날씨가 도와주지 않아 당분간 얼음낚시터 운영이 힘들 것 같다”며 “앞으로 기상 상황을 지켜보며 탄력적으로 운영할 예정으로 날씨가 추워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도내에서 열린 또 다른 축제도 이상기온 여파를 피해 가지 못했다. 겨울비로 인해 지난 7일 얼음낚시터가 모두 녹아내렸던 평창송어축제는 16일까지 축제를 잠정 중단하고 다시 인공 눈을 만드는 등 긴급 복구에 나서 17일 개장했다. 그러나 오대천의 얼음이 안전한 수준으로 얼지 않아 얼음낚시를 제외한 맨손잡기와 실내낚시터, 눈썰매 등 체험시설만 운영하고 있다.
지난 18일 막을 올린 인제빙어축제도 애초 다음 달 2일까지 운영키로 했다가 앞당겨 27일 폐막했다. 포근한 날씨에 빙어호의 얼음 두께가 얇아짐에 따라 내린 조치다. 앞서 26일 막을 내린 홍천강꽁꽁축제는 축제 기간 얼음이 얼지 않아 육지 행사와 수상에서 즐기는 루어낚시 위주로 축제를 진행했다.
화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