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건 영입 사과한 이인영 “미투 확인 못해…당 차원 조사하겠다”

입력 2020-01-29 09:39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좌)가 지난해 12월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린 고 김근태 선생 8주기 추모전 '도래할 공동체'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미투 논란 의혹이 제기된 더불어민주당 2번째 영입인재인 원종건씨(우)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원씨는 민주당 영입인재 자격을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뉴시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세심하게 면밀하게 살피지 못해 실망과 염려 끼쳐드렸다”며 원종건 영입을 사과했다.

이 원내대표는 2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너무 스토리나 이미지만 보고 성급하게 영입했다. 검증단계에서 걸러내지 못할 정도였나”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사실관계에 대해서 차후에 더 확인할 부분도 있다. 하지만 우리 당에서 인재를 영입하면서 좀 더 세심하게 면밀하게 살피지 못해서 우리 국민께 실망과 염려를 끼쳐드린 점이 있다면 사과드린다”고 답했다.

“검증 단계에서 쉽지 않았다고 치더라도 (인재영입) 발표 직후엔 연관 검색어에 미투가 뜰 만큼 소문이 돌았다. 이런 부분을 따져보지 않았나”라는 질문에는 “공식적으로 접수되고 확인되었다면 대처를 했을 텐데 그렇게까지는 저희가 확인하지 못했다. 미비한 점이 있었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원씨가 받는 데이트 폭력 의혹에 대해 당 차원의 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당에도 젠더폭력 신고상담센터가 있다. 조만간 사무총장 명의로 조사 심의를 의뢰하기로 했다”며 “정해진 절차에 맞게 조사를 더 진행하고 결과에 따라 원칙적으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이 답변에 ‘영입 인재 자격 반납과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냐’고 되묻자 이 원내대표는 “당은 당대로 필요한 조처를 한다”며 “또 당의 후보자나 인재 영입 검증 시스템은 공공기관을 통해 범죄 사실 등 결격 사유를 엄정하게 살펴보고 있다. 하지만 저희 검증 시스템이 빠뜨린 부분들이 있는지 점검하고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당원 제명하는가”라는 진행자 질문에는 “사실관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결과에 따라 저희가 추가로 취할 수 있는 조처가 있다면 그렇게 하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 검증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진성준 전 의원은 이날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원씨 문제는 대단히 사적인 영역이고, 내밀한 문제기 때문에 다 검증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또 원씨가 영입대상으로 검토되고 있다는 사실을 바깥에 공개할 수 없기 때문에 검증에 기본적으로 한계가 있었다”며 사과하지 않았다.

미투 논란 의혹이 제기된 더불어민주당 2번째 영입인재인 원종건씨가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지난 27일 온라인커뮤니티에 ‘느낌표 <눈을 떠요>에 출연했던 민주당 인재영입 2호 원종건의 실체를 폭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과거 원씨와 교제했던 전 여자친구”라며 데이트폭력과 가스라이팅 의혹을 폭로했다. 의혹을 뒷받침할 멍든 하반신 사진 4장과 ‘종건’이라는 이름의 상대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 캡쳐본도 함께 제시했다.

원씨는 28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오늘 더불어민주당 21대 총선 영입 인재 자격을 스스로 당에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때 사귀었던 여자친구가 저와 관련한 내용을 인터넷에 올렸다”며 “허물도 많고 실수도 있었던 청춘이지만 분별없이 살진 않았다. 파렴치한 사람으로 몰려 참담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소명은 없었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