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백악관은 중국 여행 제한 검토…결정은 못 내려
미 정부, 미국 내 검역 대상 공항을 5개에서 20개로 늘려
미국, 중국에 투명성 촉구…미 관리 파견도 제안
미 유나이티드 항공, 이용객 급감으로 중국 항공편 일시 중단
미국 보건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 폐렴) 백신을 조기에 개발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으며 향후 3개월 안에 초기 단계의 임상실험이 시작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미국 경제매체인 CNBC방송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의 앤서니 파우치 소장은 CNBC에 “그 시간표는 매우 낙관적”이라면서도 “그러나 1단계가 백신이 보급될 준비가 끝났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이어 “백신이 일반에게 판매되기 위해선 1년 또는 그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미국 백악관은 우한 폐렴의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에 대한 여행 제한을 검토하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CNBC는 백악관에서 27일 우한 페렴 대책을 논의하는 회의가 열렸으며 이 자리에서 중국 여행 제한이 논의됐다고 두 명의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CNBC는 그러나 중국 여행 제한에 대해 최종 결정이 내려진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8일 미국민들에게 중국 여행 자제를 권고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지난주 우한 폐렴의 발원지인 우한 지역에 대해 필수적이지 않은 여행 자제를 중국 전역으로 이를 확대했다고 CNBC는 보도했다.
앞서 미 국무부도 우한 지역이 속한 중국 후베이성에 대해 4단계 여행경보 중 최고 수준인 4단계를 발령하면서 이곳으로 여행가지 말 것을 경고했다. 중국 전역에 대해서도 두 번째로 높은 3단계 여행경보를 내리면서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여행을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미국 정부는 미국으로 들어오는 국제공항 검역을 대폭 강화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속도를 냈다.
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은 워싱턴의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신종 코로나는 잠재적으로 매우 심각한 보건 위협”이라며 “우리는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에 대해 계속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에이자 장관은 우한 폐렴과 관련해 미국 내 검역 대상 공항을 기존 5개에서 20개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에서 출발한 미국 입국자들의 90%가 이들 20개 공항을 통해 들어온다. 또 중국에서 입국한 모든 여행자들에 대해 검역이 실시된다.
에이자 장관은 “중국에 대한 여행 제한을 포함해 전염병 확산에 대처하기 위한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한 폐렴에 대처하기 위해 1억500만 달러(약 1200억원)의 예산 집행을 지시했다.
에이자 장관은 특히 중국에 우한 폐렴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위험의 일부는 우리가 바이러스에 대해 알 필요가 있는 모든 것을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에이자 장관은 “중국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관리들을 보내는 것을 제안했다”면서 “우리는 중국에 더 많은 협조와 투명성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대답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다만, 그는 “미국에서는 사람 간 전염에 대한 증거가 없다”며 “외과용 마스크를 공공장소에서 착용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은 2월 1일부터 8일까지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등으로 가는 항공편 운항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는 항공편 이용객이 급감한 데 따른 조치다. 일시 중단되는 중국편 여객기는 모두 24편이나 중단 편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