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에 사과한 원종건, 전 여자친구에겐 “함께 고통받겠다”

입력 2020-01-29 06:29
방송화면 캡처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2호 원종건(27)씨가 미투(#Me too·나도 고발한다) 의혹에 대해 부인하면서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원씨는 “논란이 된 것만으로도 당에 누를 끼쳤다”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그러나 정작 사과를 요구했던 전 여자친구에겐 사과 대신 책임을 언급하며 “함께했던 과거에 대해 함께 고통받겠다”고 했다. 전 여자친구는 원씨의 기자회견에 대해 “같이 (고통을) 치르겠다는 말이 과연 가해자로 할 수 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원씨는 28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렴치한 사람으로 몰려 참담한 심정”이라며 “한때 사귀었던 여자친구가 저와 관련한 내용을 인터넷에 올렸고 논란이 된 것만으로도 당에 누를 끼쳤다”며 “그 자체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아무리 억울해도 엄중한 책임과 혹독한 대가를 치르는 것이 합당하다”고 한 원씨는 “민주당이 선거를 목전에 두고 있어 제가 아무리 억울함을 토로하고 사실관계를 소명해도 지루한 진실공방 자체가 부담을 드리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미투 폭로자)내가 한때 사랑했던 여성으로, 주장의 진실 여부와는 별개로 함께했던 과거에 대해 함께 고통받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같은 기자회견을 본 전 여자친구는 이날 KBS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과거에 겪었던 고통을 자기가 인정해야 되는데 나랑 같이 고통을 치르겠다라는 말을 과연 가해자로 할 수 있나 억울했다”고 말했다.

전 여자친구는 이날 수차례 거절 의사를 밝혔음에도 강압적인 성관계가 있었고 자신의 몸을 동의 없이 수시로 불법촬영했다고 주장했다. 성폭행 후 산부인과를 방문한 적도 있으며 헤어진 뒤 해바라기센터와 상담소를 통해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고 했다.

“내 얘기를 듣고 나서 상담사 두 분 모두 명백한 성폭행이라고 말씀하셨다”고 한 전 여차친구는 “만ㅇ리 고소할 의사가 있다면 이건 성폭행으로 고소하는 게 맞고…(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폭로글을) 올리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고 그 정도로 내가 너무 스치스럽게 느껴졌다”고 토로했다.

이 여자친구는 지난 27일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원종건씨의 실체를 폭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글에는 원씨와 1년 가까이 교제했으며 이 기간 동안 자신을 지속적으로 성노리개 취급해왔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같은 주장의 증거로 멍 든 하반신 사진과 원씨와 주고받은 메시지를 캡처한 이미지를 공개했다. 원씨는 2005년 MBC 느낌표 ‘눈을 떠요!’ 코너에 시청각 중복장애인인 어머니와 함께 출연해 감동적인 사연을 전해 화제를 모았던 인물이다. 민주당 2호 영입 인재인 원씨는 20대 남성이라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민주당 2호 영입 인재인 원씨는 14년 전 시각장애인 어머니와의 이야기로 방송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인물이다. 20대 남성이라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