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당일인 25일 울산 대곡댐 저수지에서 선박이 침몰해 성묘객 1명이 숨진 사고와 관련해 유족이 “10인 승선 선박에 구명조끼가 3개밖에 없었다”며 수자원공사의 책임을 묻고 나섰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당시 사고는 낮 12시15분쯤 성묘객 9명, 선장 1명 등 10명을 태운 1.85t급 댐 순시선이 저수지 선착장을 떠난 지 약 1분 만에 침몰하면서 발생했다.
수자원공사는 2006년 대곡댐이 준공된 뒤 도로가 수몰돼 성묘하지 못하는 성묘객들을 수송해주는 사업을 명절마다 진행해왔다.
배에 타고 있던 10명 중 3명은 수영으로 스스로 탈출했고 6명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조정에 의해 구조됐다. 그러나 실종된 40대 1명은 3시간30분만인 오후 3시46분쯤 저수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 유족들은 침몰한 배에 구명조끼 등 안전장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족들에 따르면 당시 배에는 성인용 1개, 아동용 2개 등 3개의 구명조끼와 구명튜브 2개가 있었다. 침몰한 10명이 승선하고 있어 아동용 구명조끼를 포함해 모든 구명장비를 사용하더라도 다섯 명은 구명장비를 이용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 배의 정원은 7명으로 사고 당시 정원보다 3명 많은 승선객을 태우고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유족들은 “언론 보도를 통해 구명조끼 개수가 6개였다거나 댐을 관리하는 한국수자원공사가 안전 관리에 노력한 것처럼 알려졌지만 실상 그렇지 않다”면서 “유족에게도 사고 원인이나 문제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아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이에 수자원공사는 “사고 선박은 지난해 9월 말 준공돼 건조된 지 채 4개월도 안 됐고, 건조된 당시에는 성인용 5개와 아동용 2개 등 구명조끼 7개가 배치됐다”면서도 “사고 당일에 구명조끼가 몇 개 있었는지는 선박을 인양해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묘객 수송을 지원하자는 취지에서 진행하는 사업인데 돌이킬 수 없는 사고가 발생해 안타깝다”면서 “선박 운항 전에 선장을 상대로 안전교육도 했는데 이런 사고가 발생해 더욱더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경찰은 선장과 수자원공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안전 관리에 소홀함이 있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이홍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