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 해결 방안을 담은 중동평화구상을 28일(현지시간) 공개할 예정이다. 하지만 팔레스타인이 새로운 투쟁을 예고하고 나선데 이어 급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평화구상에 맞서 이스라엘 공격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및 이스라엘의 제1야당 청백당의 베니 간츠 대표와 잇따라 만나 중동평화구상을 논의했다. 그는 “중동이 진정한 평화를 가지려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평화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우리는 이스라엘 여야의 지지를 얻고 있다. 결국 팔레스타인도 지지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동평화구상을 ‘세기의 거래’라고 일컬으면서 오랫동안 풀리지 않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을 자기 손으로 해결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총리와 야당 지도자를 같은 날 백악관으로 불러 연쇄회담을 갖는 이례적인 상황을 연출한 것은 중동평화구상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애착이 반영된 것이다.
하지만 팔레스타인은 자신의 입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이스라엘 편을 든다며 미국과의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분쟁지역인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는가 하면,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요르단강 서안 지구(웨스트 뱅크)의 이스라엘 정착촌이 국제법 위반이라고 보지 않겠다고 밝혀 팔레스타인의 반발을 샀다. 실제로 중동평화구상에는 팔레스타인이 미래의 독립국가를 위해 추구해온 영토의 상당 부분을 이스라엘이 합병하는 안이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 상황이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사에브 에레카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사무총장은 중동평화구상이 발표될 경우 PLO는 오슬로 평화협정을 철회할 권한을 갖는다고 주장했다. 1993년 체결된 오슬로 평화협정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의 독립국 건설을 허용하고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에 대한 무장투쟁을 포기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는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할 중동평화구상이 팔레스타인인들의 새로운 투쟁을 초래할 수 있다”며 “팔레스타인을 겨냥한 새로운 음모는 반드시 실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니예의 성명이 발표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가자지구에서 로켓포 한 발이 이스라엘 쪽으로 날아왔다고 밝혔다.
IS는 이날 공개한 음성 메시지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평화구상을 비난하면서 이스라엘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공격을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아부 함자 알쿠라이시 IS 대변인은 37분짜리 음성 메시지에서 조직원들에게 이스라엘 공격을 촉구했다.
IS는 지난 수년간 전 세계 곳곳에서 테러를 자행했지만 이스라엘을 표적으로 삼은 경우는 드물었다. 알쿠라이시는 “IS의 새 지도자인 아부 이브라힘 알하시미 알쿠라이시가 새로운 단계의 공격을 맹세했다”면서 “유대인들과 싸워 그들이 무슬림들로부터 빼앗은 모든 것을 되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스라엘과 가까운 이집트 시나이 반도와 레반트(동부 지중해 연안) 지역의 조직원들에 유대인을 표적으로 공격을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