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중국소비주 관련 종목 줄이고
홈쇼핑·편의점·IT 비중 확대 권고”
설 연휴 이후 닷새만인 28일 개장한 국내 주식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 폐렴) 사태로 패닉에 빠졌다. 하지만 냉정한 투자전략으로 악재에 대응해야 손실을 줄이고 다음 기회를 엿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옥석 가리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이날 ‘전략공감 2.0’ 리포트를 내고 투자자들이 가치가 하락한 업종(종목)과 가격이 하락한 업종(종목)에 대해 다르게 접근하는 게 현명한 대응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하인환 연구원은 우한 폐렴 사태에 따른 ‘가치=가격 하락’ 등식이 예상되는 업종으로 여행·유통·중국소비주 등을 꼽았다.
바이러스 감염 우려 때문에 여행 수요가 줄고, 많은 사람이 몰리는 공간을 꺼리는 심리가 강해지며, 발병·유행지인 중국의 소비심리 위축이 예상되므로 해당 종목의 가치가 하락한다는 것이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를 보면 롯데쇼핑, 신세계, 이마트 등 백화점·대형마트와 호텔신라의 영업이익이 감소했고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은 적자로 돌아섰었다.
또한 우한 폐렴 사태에서 눈에 띄는 것은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에너지 관련주 움직임이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올해 들어 지난 24일까지 11.3% 하락했다. 지난주에는 일주일 만에 7.4%나 폭락했다.
반면 ‘가치=가격’ 등식이 성립하지 않는 종목, 가격만 하락한 종목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유통주 가운데 집 근처에 있는(많은 사람이 몰리지 않는) 편의점과 비대면 쇼핑채널(온라인 쇼핑 등)의 경우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 메르스 사태 때 편의점 GS리테일, 온라인쇼핑 인터파크는 되레 영업이익이 늘었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증시 상승을 이끌고 있는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및 전기차 관련주 등도 대안 종목으로 꼽히고 있다. 28일 증시 하락은 면세점·화장품·관광 등 중국소비주가 주도했다. 오공·웰크론 등 마스크 관련주와 제지 업종은 급등했다. 제약·바이오 종목도 줄줄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동훈 금융전문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