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세정제 효과있다. 눈 만지거나 비비지 마라”…우한폐렴 Q&A

입력 2020-01-28 16:01 수정 2020-01-29 09:57

신종 코로바이러스감염증(2019-nCoV·우한 폐렴)의 지역사회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우한 폐렴 포비아’가 현실화되고 있다.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등에선 근거 없거나 확인되지 않은 각종 정보와 루머들이 떠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28일 “과도한 불안은 금물”이라며 “보건당국과 전문가들의 말에 귀기울이고 행동해 달라”고 조언했다. 우한 폐렴에 대한 궁금증을 문답풀이로 정리했다.

Q:증상이 없는 잠복기에 감염되나.
A:최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주임이 우한 폐렴의 잠복기가 1~14일(평균 10일)인데, 잠복기에도 전염성이 있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보건당국 책임자가 언급했기 때문에 중국 환자들을 분석해 근거를 갖고 발표했으리라고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증이 필요하다. 잠복기에 전염력이 있는 감염병들이 있다. 홍역이나 수두, 인플루엔자(독감) 등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우한 폐렴의 경우 잠복기 전염력에 대한 근거가 명확히 제시되지 않았으며 있다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매우 낮을 것으로 봤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Q:마스크 착용 효과 논란이 있는데.
A:일반 마스크이거나 제대로 써지 않아서 그렇다.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 호흡기 증상이 있는 확진환자가 마스크를 썼던 경우와 그렇지 않았을 때 병원 내 전파 속도가 완전히 달랐다. 마스크만 써도 병원에서 추가 확진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없다시피했다.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병원 방문할 때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사용하면 된다. 보통 KF80, KF90, KF99 등급으로 나뉘는데 80, 90, 99 숫자는 마스크를 쓴 사람이 숨 쉴 때 먼지가 걸러지는 정도를 말한다. 즉 KF80은 미세입자나 바이러스를 80% 이상 차단한다는 의미다. KF90, KF99 마스크는 차단 효과가 크지만, 산소투과율이 낮아 숨쉬기가 힘들다. 일반인은 KF80마스크만으로도 질병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환자를 밀접 접촉하는 의료진은 N95 마스크를 쓴다.

Q:인터넷에 손세정제를 써도 효과없다는 얘기가 떠돈다.
A:루머다. 알코올이 70% 정도 포함된 손세정제라면 바이러스가 죽는다. 보통 흐르는 물에 비누로 손을 30초 박박 씻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그런 상황이 안될 경우 알코올 손세정제를 갖고 다니면서 수시로 손을 씻으면 도움이 된다.

Q:눈을 통해서도 전염되나.
A:사실이다. 환자가 기침, 재채기를 하면 미세 물방울(비말)이 튀어나온다. 그 안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1~2m 이내 사람의 코나 입의 점막, 눈의 각막을 통해 침투할 수 있다. 김우주 교수는 무의식적으로 손으로 눈을 만지거나 비비는 행동은 삼가는 게 좋다고 권고했다. 다만 피부를 통해서 바이러스가 들어가지는 않는다.

Q:바이러스가 공기로도 전파되나.
A:보건당국은 공기 중 전파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우한 폐렴도 메르스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유사하게 비말 등을 통해 호흡기로 전파되고, 긴밀하게 접촉한 가족 등에서 사람 간 전파가 일어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제한적 정보들만 중국 보건당국과 WHO에 의해 확인돼 정확한 전파 경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Q:전파력과 치사율이 사스나 메르스보다 약한가.
A:우한 폐렴의 전파력이나 치사율은 유행이 더 진행되거나 종료된 후에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 전파력은 재생산지수(한 명의 확진자가 여러 사람에게 전파시키는 능력)로 말하는데, 메르스의 경우 0.4~0.9명으로 1명이 채 안된다. 사스의 경우 평균 4명 정도 전파 가능하다. WHO 중간발표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의 재생산지수는 1.4~2.5명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우한 폐렴의 전파력이 사스와 메르스 중간 정도 수준으로 봤다. 치사율은 4%로 정도로 발표했는데, 감염자와 사망자가 계속 늘고 있어 재평가가 필요하다. 낙관은 금물이다.

Q:반려동물도 바이러스를 옮기나.
A:현재로선 확실한 근거가 없다. 일반 코로나바이러스는 20여종의 동물에게 감염되는 걸로 알려져 있다. 이재갑 한림의대 감염내과 교수에 따르면 사스는 박쥐에서 사향고양이, 메르스는 박쥐에서 낙타로 옮아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킨다. 신종 코로나의 경우 대나무쥐 등 야생동물이 중간 숙주로 거론되지만 개 등 반려동물에게 전염돼 사람에게 옮을 가능성은 낮다. 사람에게 전파 가능한 코로나바이러스는 지금까지 6종(4종의 일반감기·사스·메르스)이 알려져 있다.

Q:치료제나 백신개발 상황은.
A:현재 치료제와 예방백신은 개발돼 있지 않다. 발열, 기침, 폐렴 등을 완화하는 대증치료가 전부다. 중국 의료진이 에이즈(HIV) 치료제 등 30여종을 시험적으로 투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 돌연변이가 많은 ‘RNA 계열’이어서 백신 개발도 어렵다. 개발되기까지 몇년이 걸릴 수 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