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사태’ 후폭풍에…자산운용사 ‘환매중단’ 도미노 위기

입력 2020-01-28 12:39
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에 이어 알펜루트자산운용까지 펀드 환매를 중단하면서 자산운용사들이 연쇄적으로 쓰러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알펜루트의 경우 자체 운용상의 부실 측면보다는 자금을 공급해준 증권사들의 자금 회수로 인한 것이어서 비슷한 상황에 놓인 다른 운용사들에도 파장이 확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총 2300억원 규모의 펀드 환매 중단 가능성이 알려진 알펜루트의 유동성 위기는 증권사들의 총수익스와프(TRS) 계약 해지 등으로 촉발됐다.

TRS 계약은 증권사가 증거금을 담보로 받고 자산을 대신 매입해주는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일종의 자금 대출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레버리지를 일으켜 자금 규모를 두세 배로 키우고, 이 돈으로 투자를 확대할 수 있어 자금력이 부족한 자산운용사들의 고수익 투자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알펜루트가 첫 번째로 환매를 중단한 ‘에이트리’ 펀드의 경우 전체 567억원 규모 펀드 가운데 증권사의 TRS 자금은 19억5000만원 가량에 불과했지만, 주로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등에 투자돼 당장 현금화가 어려운 가운데 일부 자금을 빼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펀드 전체의 운용이 어려워졌다. 게다가 이 펀드가 개방형이어서 기관투자자들까지 잇달아 환매를 요구해 펀드런이 일어나면서 상황이 더 악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펜루트처럼 많은 운용사가 TRS 계약을 통해 증권사에서 빌린 돈으로 펀드를 운용하고 있어서 앞으로 비슷한 상황이 속출할 수 있다. 현재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TRS 계약으로 자금을 대준 운용사는 20곳에 육박하며, 해당 자금 규모는 총 2조원에 달한다.

김영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