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구·경북 관광의 해인데… 우한 폐렴에 대구·경북 속앓이

입력 2020-01-28 11:15
중국 베이징시 관계자가 지하철 탑승자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올해 ‘대구·경북 관광의 해’를 맞아 지역 관광 부흥을 위해 역량을 모으던 대구와 경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복병을 만나 울상이다.

28일 대구시와 경북도에 따르면 두 시·도는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해 올해를 대구·경북 관광의 해로 정하고 관광객 4000만명 유치에 나섰다. 대구 1000만명, 경북 3000만명 목표인데 이중 외국인 관광객은 각각 100만명이다. 두 시·도는 대구 근·현대 관광자원과 경북 전통 문화자원의 강점을 결합한 ‘상생 관광’을 주 무기로 공격적인 관광 마케팅에 나섰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관련해 15개 해외 직항노선 중심의 타깃 관광을 비롯해 중화권, 일본, 베트남, 태국 등 국가별 맞춤형 관광 마케팅을 추진했다. 또 일본 도쿄올림픽 기간(7월 24일∼8월 9일) 해외 관광객을 지역으로 유도하고 올 상반기 예정된 대구FC와 베트남 호찌민시티 축구단 친선경기를 관광과 연계하는 세부적인 계획도 세웠다. 사드 사태 이후 주춤했던 중국 단체·개인 관광객 유치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우한 폐렴이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전염병이 중국 내부는 물론 전 세계로 급속도로 확산되는 추세라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대구는 중국 수학여행 단체 관광객을 유치하는 등 중국인 관광 유치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당분간 중국 관광객 유치는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관광전략의 대폭 수정도 불가피하다. 두 시·도는 최근 이와 관련된 논의를 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대구시는 일단 중국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 정부에서 단체 관광객 출국을 제한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을 관련 부서에서 논의 중이다.

또 당분간 중국 단체는 물론 개별 관광객 유치가 어렵기 때문에 동남아, 대만, 일본 등의 관광객 유치를 늘릴 방침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사드, 한·일 관계 냉각 등 어려움을 겪은 뒤 겨우 회복되는 추세였는데 이번에 우한 페렴 때문에 또 어려움을 겪게 됐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국내 관광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구를 비롯한 전국에서 중국을 다녀온 사람들을 능동감시 대상자로 선정했고 국내 의심환자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대구에서도 중국을 다녀온 2명의 의심환자가 검사를 받았고 다행히 음성판정을 받았다. 혹시 우한 폐렴이 국내에서도 확산될 경우 국내 관광 역시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2015년 메르스 사태 때에 버금가는 방역감시망을 가동할 방침이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