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4·15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두 번째로 영입한 원종건(27)씨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비유하며 강하게 비난했다. 진 전 교수는 또 “원종건씨의 영입철회를 반대한다”며 “민주당의 핵심가치가 ‘위선’이며 원씨는 당의 정체성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젊은 인재”라고 조롱했다.
진 전 교수는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원종건의 영입철회에 반대합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진 전 교수는 그 이유에 대해 “입으로는 페미니즘 외치며 몸으로는 여성혐오와 데이트 강간. 이 위선이야말로 지난 몇 달간 당·정·청과 그 지지자들이 목숨 걸고 수호해온, 민주당의 핵심 가치 아니냐”고 반문했다.
“솔직히 너희 중 위선 안 떨어본 놈 나와 봐”라고 한 진 전 교수는 “세상에 한 줌의 위선 없이 깨끗한 놈 있어? 이게 민주당의 철학이잖아”라고 일갈했다. “게다 무죄 추정의 원칙이 있지 않냐”고 한 진 전 교수는 “대법원판결 떨어질 때까지 다들 입 다무세요”라고 했다.
이어 진 전 교수는 “이 친구 제2의 조국, 조국 주니어다”라며 “당에서 각별히 모셔야죠. 민주당의 정체성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젊은 인재니까요. 정봉주랑 세트로 내보내면 딱 좋겠네. 민주당의 전통이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진다는 시각적 메시지”라고 비아냥댔다.
진 전 교수는 이어 추가 글을 통해 자유한국당도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당도 닥치세요”라고 한 진 전 교수는 “이 친구, 그 당에서 데려가려 했다는 얘기가 있으니까. 일단 사실확인부터 하세요”라고 지적했다.
앞서 27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엔 ‘느낌표 눈을 떠요’에 출연했던 민주당 인재영입 2호 원종건의 실체를 폭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논란이 일었다. 글을 올린 네티즌은 자신을 과거 원씨의 여자친구라고 소개한 뒤 자신을 지속적으로 성 노리개 취급해왔다고 폭로했다.
“여성 혐오와 가스라이팅(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가하는 정서적 학대)으로 나를 괴롭혀왔다”고 한 글쓴이는 “원씨가 강제로 성관계를 시도했다”며 증거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사진엔 멍든 하반신과 카카오톡 대화 캡처본이 담겼다.
글쓴이는 또 성관계 동영상 촬영을 수차례 요구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글쓴이는 “그가 했던 행동들은 엄연히 데이트폭력이었다. 진심으로 사과를 받고 싶었는데 그는 전혀 미안하다고 하지 않았다”며 “내가 말한 사건들은 증거자료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쓴 명백한 사실이기 때문에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하는 건 전혀 무섭지 않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일자 자유한국당은 서면 논평을 내고 원 씨를 강하게 비판했다. 성일종 한국당 원내대표는 “오늘 한 인터넷 게시판에 ‘민주당 영입 인재 2호'로서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원 씨에 대한 미투 폭로가 터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며 “원종건 씨를 영입한 민주당은 즉각 영입 철회하고 모든 여성에 석고대죄하라”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사실관계 파악에 나서고 있다”는 입장만 내놨다. 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본인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데 아직 연락이 없다”며 “입장정리를 위한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원씨는 초등학교 6학년이던 지난 2005년 MBC 예능프로그램 느낌표의 ‘눈을 떠요’ 코너에서 각막 기증으로 눈을 뜬 어머니와 함께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인물이다. 시각장애인 어머니와 기초생활 수급자로 살면서도 봉사활동을 해 만인의 귀감이 됐다. 민주당은 지난달 말 청년 인재로 원씨를 영입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