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동부 가즈니주에서 27일(현지시간) 항공기 한 대가 추락했다고 주정부 관계자들이 밝혔다.
항공기의 정체를 두고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가즈니주 대변인은 아프가니스탄 국영 항공사인 아리아나 아프간항공 소속 보잉 여객기가 오후 1시10분쯤 가즈니주 데흐야크 지역에서 추락했다고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하지만 항공사 측은 성명을 통해 “추락한 항공기는 없다”며 “현재 모든 항공기가 정상적으로 운행 가능한 상태”라고 반박했다. 아프가니스탄 민간항공국도 민간 여객기가 추락했다는 보고는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복수의 지방 의원과 지방 경찰 대변인도 비행기의 추락 사실 자체는 확인했지만 사고기가 여객기인지 군용기인지 이견이 계속되고 있다. 탑승자 수도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현지에서는 사고기를 두고 ‘헤라트발 카불행 여객기다’ ‘헤라트발 뉴델리행 여객기다’ ‘83명이 탔다’ ‘110명이 탔다’ 등 다양한 추측이 나왔다.
AP통신은 사고 발생 지점이 탈레반 장악 구역이라 아프가니스탄 군경은 물론이고 주정부 관계자들이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산악지대인 가즈니는 탈레반이 절반 가량을 지배하고 있다. 현지 기자는 SNS에 “비행기 충돌 후 귀가 먹먹할 정도 큰 소리가 났고 탈레반이 지금 불을 끄려고 하고 있다”고 적었다.
소셜미디어에는 사고 현장을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사진도 올라왔다. 사진 속에는 캐나다 봄바디어사가 제작한 ‘E-11A’ 비행기의 잔해로 추정되는 물체가 포착됐다. 미군이 주로 아프가니스탄 공중 정찰을 위해 사용하는 기종이다.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을 담당하는 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번 항공기 추락 사고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부사령부 대변인 베스 리오던 소장은 “어떤 비행기가 추락했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