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서 ‘우한 폐렴’ 네번째 확진자 발생… 2차례나 동네 의원 방문

입력 2020-01-27 18:16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국내 네번째 확진자가 경기도 평택시에서 나왔다. 이 환자는 중국 우한시를 방문하고 귀국해 감기 증세로 2차례나 동네 의원을 방문했다. 평택시는 지난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국내 첫 진원지로 모두 37명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아 지역사회가 큰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27일 질병관리본부와 평택시 등에 따르면 이달 5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를 관광 목적으로 방문했다가 지난 20일 귀국한 A(55)씨가 이날 우한 폐렴 환자로 확진됐다.

A씨는 귀국 당시 별다른 증상이 없어 검역망을 통과했다.

A씨는 귀국 다음 날 감기 증세로 자택 인근 동네 의원을 방문한 데 이어 25일에도 같은 의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았다.

25일 진료 후 의료진의 신고로 A씨의 존재를 알게 된 지역 보건소는 질병관리본부, 경기도 등과 상의해 능동감시자로 분류했다.

이어 다음날인 26일 보건당국이 모니터링하는 과정에서 환자가 병원 이송을 희망해 오후 4시 넘어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옮겨져 격리됐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20일 귀국한 직후에는 별다른 증세가 없어서 능동감시 대상자로 분류되지 않았다”며 “25일 의료진의 신고로 능동감시 대상자로 분류해 모니터링했고, 다음날 몸 상태가 더 좋지 않아 선별진료소에서 엑스레이 촬영 결과 폐렴 소견이 있어 격리병상으로 이송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A씨는 귀국한 지 6일만에 격리된 탓에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A씨가 방문했던 동네 의원은 현재 폐쇄된 상태에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 평택시는 정장선 시장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지역사회 감염 확산 방지를 대책을 점검했다.

정 시장은 실·국·소장, 관계 부서장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현황을 청취하고 각 분야별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했다.

평택시는 권역별 24시간 방역대책반 3개반을 편성하고, 확진자 이동경로 등 역학조사를 통해 접촉자들을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시는 접촉자를 파악해 밀접접촉자와 일상접촉자로 분류 후 밀접접촉자는 자가격리, 일상접촉자는 능동 감시로 2주간 전담 공무원을 지정해 매일 발열 및 호흡기 증상 유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경기도도 도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2명이나 발생하자 비상이 걸렸다.

당장 현재까지 운영해오던 경기도 방역대책본부(본부장 보건건강국장)를 도지사를 본부장으로 하는 재난안전대책본부(9개반 43명)로 즉시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도는 31개 시·군 재난안전대책본부를 24시간 가동하고 도지사나 부지사가 주재하는 시·군 대상 영상회의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대응방침을 전달하고 있다.

도내 선별진료의료기관으로 지정한 57곳에 대해서는 각 시·군에 27일까지 현장점검을 완료하는 한편 요양원 등 각종 의료기관의 중국인 간병인을 철저히 관리해 달라고 공문을 발송했다.

특히 도는 도내 격리병상을 단계별로 확대운영하는 등 모든 경우의 수에 대비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도민들의 불안감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대한 빠르고 정확한 질병 관련 정보를 제공하겠다”며 “도민들도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예방수칙을 잘 지켜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평택=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