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굴뚝 부울경, 신성장산업 발굴 못하면 동반 침체한다”

입력 2020-01-27 14:59 수정 2020-01-27 15:06
현대자동차 제공

부산과 울산, 경남이 협력을 통해 미래 신성장산업을 찾지 못하면 동반 침체할 것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27일 부산산업과학혁신원(비스텝)이 발간한 ‘혁신생태계 관점에서 살펴본 동남권 연계 협력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차 조선 등 기존 제조업이 스마트 친환경 등 미래 패러다임 변화에 앞서 대응하지 못한다면 부·울·경 지역 경제는 동반 침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부·울·경이 협력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논의는 있었지만 이처럼 미래 산업 변화에 공동 대응하지 않았을 때 발생할 동반 침체를 연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나라 제조업의 중심 지역으로 평가받는 부·울·경은 기계 부품과 소재산업 등을 기반으로 한 자동차, 조선, 로봇 등에서 높은 산업 연계성을 이루고 있다. 특히 동남권은 도시와 도시 간 인구이동으로 서로 달라붙어 거대도시가 되는 도시 연담화(Conurbation)가 가속하고 고용구조의 상호의존성도 높게 나타나면서 권역 경제권으로 자리 잡았다.

동북아지역 경제권의 형성. 비스텝 제공

최근 중국의 경제권역이 동북3성경제권, 북경경제권, 산동경제권, 상하이경제권, 선전경제권으로 이어지고, 대만이 홍콩경제권과 연계해 그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일본 역시 동경권, 오사카권, 규슈권이 연계하는 등 권역 경제권이 확대하고 있다. 그런데도 부·울·경은 비슷한 산업을 두고 협력보다는 광역지자체 차원의 소모적 경쟁을 하면서 지역 전체의 경쟁력을 하락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동남권이 스마트해양산업, 지능형기계산업, 글로벌관광산업, 라이프케어산업, 클린테크 산업, 지능정보서비스 산업 등 전략산업에서 협력할 것을 제안했다. 스마트해양·미래수송기기·클린테크는 지방자치단체 간 경쟁을 초래할 개연성이 높은 만큼 부산은 관광, 해양물류, 금융, 지식기반의 R&D 등으로 특화하고 제조업 기반의 울산과 경남이 산업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서로 도움이 (win·win)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부·울·경 고용구조의 상호 의존성. 비스텝 제공

동남권 협력 연구 활성화도 주문했다. 부·울·경 지역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9만7865건의 논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부산은 바이오·의학 분야, 울산은 공학 분야, 경남은 농학과 식품 관련 분야에 특화해 협력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병진 부산산업과학혁신원장은 “동남권 지역은 하나의 경제공동체로 상호 간 거래 비중이 매우 높아서 한 지역의 위기가 주변 지역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동남권 지역의 혁신생태계를 파악해보고 상호 협력할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