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홍에 휩싸였던 여자탁구, 막내 신유빈이 살렸다

입력 2020-01-27 14:24
신유빈이 27일(한국시간) 포르투갈 곤도마르에서 열린 국제탁구연맹(ITTF) 올림픽 단체전 세계예선 프랑스와의 패자부활전 결승에서 볼 끝에 집중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홍에 휩싸였던 여자 탁구를 구해낸 건 열 여섯 살 막내 신유빈(수원 청명중)이었다. 신유빈이 활약한 여자 탁구 대표팀이 극적으로 2020 도쿄올림픽 단체전 본선 티켓을 따냈다.

추교성 감독이 이끄는 여자 대표팀은 27일 포르투갈 곤도마르에서 열린 국제탁구연맹(ITTF) 도쿄올림픽 세계 단체예선전 2라운드 토너먼트 패자부활 결승전에서 신유빈을 앞세워 프랑스를 3대 1로 완파했다.

이번 대회 1라운드 토너먼트 16강 남북전에서 북한에 1대 3으로 패해 패자 부활전까지 몰린 한국은 이후 우크라이나와 스페인, 프랑스를 연달아 잡아내는 3연승 행진으로 극적으로 올림픽 단체전 마지막 출전권을 확보했다. 1라운드 토너먼트 8강에 올라 본선 티켓을 따낸 남자 대표팀에 이어 여자 대표팀까지 올림픽행을 확정지으며 남녀 대표팀은 탁구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88년 서울 대회 이후 9회 연속으로 올림픽에 동반 진출하게 됐다.

한국 여자 탁구는 대회 직전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약 10개월 간 팀을 이끌던 유남규(52·삼성생명) 전 감독이 지난 18일 사퇴하고 추교성(49·금천구청) 감독이 급작스레 내정됐다. 유 전 감독이 무한 경쟁체제로 대표팀 선발 방식을 운영해 전지희(28), 양하은(26·이상 포스코에너지) 등 기존 에이스 선수들과 갈등이 생겼다는 이야기도 돌았다.

위기의 대표팀을 구해낸 건 막내 신유빈이었다. 신유빈은 첫 복식에서 최효주와 짝을 맞춰 프랑스의 스테파니 뢰이에트-지아난 유안 조를 3대 1(8-11 11-5 11-6 11-9)로 무난하게 잡아냈다. 1-2로 바짝 추격당하는 상황에서 나선 4단식에선 마리 미고를 3대 0(11-9 11-9 11-7)으로 완파하며 올림픽 티켓을 한국에 안겼다.

초등학교 3학년이던 2013년 종합선수권대회에서 대학생을 4대 0으로 완파해 화제를 모았던 신유빈은 2018년 아시아선수권 대표 선발전에서 3위로 태극마크를 달아 역대 최연소 탁구 국가대표 신기록을 세웠다. 같은 해 체코오픈에선 조대성(대광고)와 혼합복식 깜짝 우승까지 차지했다. ‘탁구 신동’에서 어느덧 차세대 에이스로 성장한 신유빈의 첫 올림픽 활약에도 세간의 관심이 모인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