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보건전문가 “이미 10만명 이상 ‘우한 폐렴’ 감염됐을 것”

입력 2020-01-27 10:34
25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의 피어슨 국제공항에 도착한 승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이날 토론토의 한 병원에서는 우한 폐렴 환자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문제의 환자는 최근 우한을 방문했다가 지난 22일 토론토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감염자가 전 세계에서 이미 10만명 이상이라는 영국 공중보건 전문가의 주장이 제기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중보건 전문가인 닐 퍼거슨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교수는 “나의 추측으로는 감염자가 현재 10만명에 이를 것”이라면서 실제 감염자 수는 중국 보건당국 등을 통해 알려진 2000여명을 크게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퍼거슨 교수는 그러나 감염자 숫자가 ‘3만명에서 20만명 사이’일 수 있다며 자신의 주장에 여지를 남겼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이 감염됐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영국에서는 지금까지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퍼거슨 교수는 “유럽 전역에 현재 많은 수의 중국인 관광객들이 있고 중국이 이를 통제하지 않는 한 조만간 우리도 사례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사태를 통제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는 입장도 나타냈다.

퍼거슨 교수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달리 우한 폐렴 감염자는 별다른 증세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면서 이들이 레이더망에 잡히지 않을 가능성을 우려했다.

증세가 경미한 보균자들이 감염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주위에 전파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다. 중국에서도 증세가 나타나기 전 다른 사람들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한 사례가 보고됐다.
마스크를 쓴 환자들이 25일 중국 우한 적십자병원 복도에 몰려들어 검진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임페리얼칼리지의 웬디 바클레이 전염병학과 교수는 독감이나 감기도 건강해 보이는 사람에게서 옮는다고 지적했다.

바클레이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독감이나 감기와) 똑같이 작동한다고 해도 크게 놀랍지 않다”면서 “만약 그렇다고 입증되면 확산을 막는 것은 더 큰 도전이 될 것이며 공항 검색 같은 방법으로는 바이러스를 저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