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과도한 불안을 갖지 말 것을 당부했다. 정부는 중국 우한에 체류 중인 교민들을 전세기로 이송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관련 대국민 입장문을 발표하며 "정부가 지자체들과 함께 모든 단위에서 필요한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국민들께서도 정부를 믿고 필요한 조치에 대해 과도한 불안을 갖지 마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세 번째 확진 환자가 나온데 따른 조치다.
문 대통령은 한정부 부대변인을 통해 "질병관리본부장과 국립중앙의료원장에게 전화해 격려와 당부 말씀을 드렸다"며 "중국 여행객이나 방문 귀국자의 수가 많기 때문에 정부는 설 연휴 기간에도 긴장을 늦추지 않으면서 24시간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25분부터 37분 동안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과 전화 통화를 갖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고 더욱 적극적인 조치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중국 유행 지역을 다녀와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있는 환자가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를 받을 수 있으니, 의료단체와 협력해 의료인들에게 관련 정보를 잘 알리고 대처할 수 있도록 지원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검역 대상이 기존 우한에서 중국 전역으로 확대됨에 따라 공항, 항만에서의 더욱 철저한 검역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정 의료원장과의 통화에서는 고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과로사를 언급하며 "의료진과 관계자들에게 각별한 배려와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응급상황 대응 등 과중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의료진과 국민 안전을 위해 헌신하는 관계자들의 노고에 감사하다"며 설 명절 연휴에도 근무하는 질병관리본부 직원들과 인천의료원, 명지병원 등 확진자를 수용 중인 의료기관에 대한 격려도 아끼지 않았다.
한편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라 중국 우한에 체류 중인 교민들을 전세기로 이송하는 방안에 대해 중국 정부 등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외교부와 주우한총영사관은 이날 전세기를 통한 교민 수송을 추진하며 불가피할 경우 전세버스 대절을 통해 우한 외곽으로 교민들을 이송하는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 의료포털사이트 딩샹위안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2분 기준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는 1975명, 의심 사례는 2684명, 사망자는 56명으로 집계됐다.
하정호 기자,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