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인 25일 강원도 동해시의 한 펜션에서 가스폭발 사고가 발생해 4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쳐 충격을 주고 있다. 펜션에선 1~2분 간격으로 두 번의 폭발이 잇따랐고 두 번째 폭발 후 펜션 안에 인기척이 사라졌다는 목격자 증언도 나왔다.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며 25일 오후 7시46분에 동해시 묵동진호의 2층 펜션에서 가스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펜션 같은 방 투숙객 남녀 일해 7명이 전신 화상을 입어 강릉과 동해 2곳의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4명이 숨졌고 3명은 중상을 입었다.
중상자 3명은 소방 헬기와 119구급차를 이용해 화상 전문 병원으로 옮겨 치료 중이다. 현재까지 사망자는 여성 3명 남성 1명으로 집계됐다. 중상자는 여성 2명과 남성 1명 등 3이다. 옆 객실 투숙객 2명은 가스 폭발 후 발생한 화재로 연기흡입으로 병원에 옮겨졌다.
가스가 폭발한 펜션의 건물 1층엔 회센터가 영업 중이었다. 폭발 당시 상황을 목격한 한 시민은 “펜션 건물 2층에서 갑자기 ‘꽝’하는 굉음이 들렸고 사고 직후 파편이 사방으로 튀면서 불까지 나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고 말했다.
횟집을 운영하던 김모(46)씨는 “설날 저녁 가게에 손님이 있어 서빙하던 중 갑자기 ‘펑’하는 소리가 났다”며 “폭발음에 놀라 밖으로 나와 보니 바로 위층에 불이 붙어있었다. 두 사람이 펜션 안에서 비명 지르는 게 보였다”고 증언했다.
김씨는 또 폭발음에 놀란 상인들과 행인 등이 펜션 주변에 몰려 119에 신고하는 등 안절부절못하는 사이 또 한 번의 ‘펑’하는 소리와 함께 두 번째 폭발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약 1~2분 사이 잇따라 폭발했다는 얘기다. 김씨는 “두 번째 폭발음이 난 후 펜션 안에 인기척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사고가 난 건물 1층 가장자리엔 편의점 CCTV가 설치돼 있었다. 이 CCTV엔 당시 혼란스러웠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방송 등을 통해 공개된 CCTV엔 두 차례 연속 폭발이 발생한 듯 섬광이 번쩍이는 모습이 담겼다.
첫 번째 섬광이 번쩍인 뒤 편의점 안에서 사람들이 나와 어쩔 줄 모르는 표정으로 2층을 올려다 봤다. 몇몇 사람들은 어딘가로 전화를 걸기도 했다. 그사이 또다시 붉은 섬광이 번쩍하고 비췄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20여 분만에 펜션에 난 불을 껐다. 경찰은 이날 사고가 펜션 투숙객 일행 7명이 고기를 구워 먹다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등은 투숙객 7명이 사상하고 옆 객실 투숙객 2명이 다치는 등 큰 폭발력이 발생한 점을 미뤄 가스 배관 이상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두고 정밀 감식을 벌일 방침이다.
경찰은 또 사고가 난 펜션이 건축물대장에 펜션이 아닌 근린생활시설 다가구 주택으로 분류된 건물이라는 점에서 정식 등록 절차 없이 불법 영업 중 사고가 났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업주를 상대로 조사하고 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