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 한인 카일리 심슨(41)이 “친엄마를 찾아 손자들을 보여주고 싶다”고 호소했다. 그는 미국인과 결혼해 아들만 4명(19세·17세·14세·11세)을 낳아 기르고 있다.
아동권리보장원은 25일 카일리의 사연을 전하면서 “설을 맞아 온 가족이 둘러앉아 이야기꽃을 피우는 동안 친부모를 찾는 입양 한인에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 카일리는 “삶의 모든 순간을 즐기며 산다”며 “모든 일은 이유가 있기 때문에 일어난다”고 말했다. 자신이 입양되기 전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그 이전의 삶에 대해 늘 궁금해하며 살았다고 한다. 자신을 놔두고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던 사연을 알고 싶어했다.
그는 1979년 6월 3일 인천 중구청 청사에서 발견됐다. 태어난 지 한 달쯤 된 영아로 보였다. 아이 옆에서 생년월일(1979년 4월 5일)이 적힌 쪽지가 발견됐다.
아이는 인천시 남구 용현동 소재 해성보육원으로 갔다. 그곳에서 윤영주라는 이름을 얻었고 1년을 머물렀다. 2살이 되던 해 1980년 6월 4일 미국 아이오와주 레녹스에 있는 한 가정에 입양됐다. 이곳에서 입양 한인 2명과 함께 컸다. 현재 그는 아이오와 공립학교 특수 교사로 일하고 있다. 미국인 코디와 결혼해 가정을 꾸려 아이 4명을 낳았다.
그는 얼마 전 ‘한국계 미국인 입양인들(Korean American Adoptees)’이라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알게 됐다. 이곳에서 입양 한인들을 만났고 이유 모를 소속감과 연대감을 느꼈다. 그는 “그 사람들도 나와 비슷한 생각과 경험을 하며 성장했더라”라며 “내가 가족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고 전했다.
카일리는 이들의 도움으로 사설 기관에 DNA를 등록했다. 그 결과 지난해 2월 이복남매를 찾았다. 미국에 입양된 한인 마이클 세머다. 한국 이름으로는 김석이다. 그의 아버지는 한국에 주둔했던 미국인 공군 파일럿이었다.
카일리는 “홀트아동복지회, 해성보육원 등으로부터 여러 파일을 받았지만 나를 알려주는 확실한 단서는 생년월일과 인천 중구청밖에 없다”며 “어떤 이유로든 친엄마 찾는 일을 포기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