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수 경기북부경찰청장이 탈모 직원에게 ‘혐오스럽다’고 막말해 구설수에 올랐다. 이 청장이 지난 15일 진행된 현장직원과의 간담회에서 탈모로 머리를 삭발한 A(41)경사에게 ‘빡빡이’ ‘혐오스럽다’고 막말을 한 사실을 지적하는 글이 경찰 내부 게시판에 올라와 물의를 빚고 있다.
A경사가 경찰 내부 게시판에 올린 글을 살펴보면, 간담회 시작 전 단체사진 촬영과정에서 이 청장이 “왜 빡빡이로 밀었어?”라고 물었고, A경사는 “제가 올해 41살인데 비교적 탈모가 빨리 진행돼 부득이하게 시원하게 머리를 밀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또 다시 이 청장은 “시원하게 밀었다고 할 게 아니라 모습이 혐오스러워, 국민들을 대하는 경찰관이 용모단정해야 하는데 자기 마음대로 머리를 밀고 다니는 것은 남에게 그 아주 위압감을 주고 혐오스러워”라며 “말대꾸하지 말고 보는 사람이 혐오스럽다면 혐오스러운 것이야, 고치도록 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A경사는 “확연한 계급 차이에서 오는 권력형 갑질로 만약 그보다 높은 계급의 상사였더라도 초면에 ‘빡빡이’ ‘혐오스럽다’는 표현을 할 수 있었을까”라며 “처음만난 직장상사와 인사하는 자리에서 대뜸 외모를 지적당하며 ‘혐오스럽다’란 말을 들어 심한 상실감과 자괴감에 빠졌다”고 토로했다. 이어 A경사는 “이문수 경기북부경찰청장께 바란다. 본인 실명을 사용해 저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하기바란다”고 요구했다.
이 같은 글을 본 다른 직원들은 수백여개가 넘는 댓글을 통해 이 청장에 대해 비판했다.
이에 이 청장도 경찰 내부 게시판을 통해 “저는 청장으로서, 대국민 접점부서 현장 경찰관의 용모복장이 단정해야 하는데, 머리를 빡빡 깎고 다니는 것은 주민들에게 위압감과 혐오감을 줄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며 “A경사의 외모를 비하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또 “대화과정에서 의도치 않은 오해로 A경사 마음의 상처를 입은 부분에 대해서는 깊은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의정부=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