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23일 ‘정치 1번지’ 서울 종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전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안한 공동 상임선거대책위원장직도 수락해 이 대표와 함께 총선 ‘투톱 체제’를 가동하게 됐다.
이 전 총리는 이날 용산역에서 당 지도부와 함께 귀성 인사를 한 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몹시 부족한 제가 공동 상임선대위원장과 종로 출마를 제안받았다”며 “제안을 엄숙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역사와 얼이 응축된 ‘대한민국 1번지’ 종로에서 정치를 펼칠 수 있게 돼 크나큰 영광”이라며 “역사의 또 다른 분수령이 될 4·15 총선의 최고 책임을 분담하게 된 것도 과분한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 두 가지 일을 병행하기는 쉽지 않지만, 영광스러운 책임이기에 기꺼이 떠안겠다”고 덧붙였다.
이 전 총리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의 ‘종로 빅매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상대 당의 결정에 대해 제가 말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면서도 “제 개인의 마음을 말하자면, 신사적인 경쟁을 펼쳤으면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했다.
이 전 총리는 이번 총선의 의미에 대해 “문재인정부는 현직 대통령 탄핵 이후 표출된 국민 요구를 이행해 가는 숙제를 태생적으로 안고 출범했다”며 “이번 선거는 과제 이행을 앞당길 것인가, 지체되게 할 것인가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총리는 설 연휴 첫날인 24일 첫 총선 행보로 종로 전통시장을 방문할 계획이다.
한편 ‘지역구 세습’ 논란에 휩싸였던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 문석균 더불어민주당 의정부갑 상임 부위원장이 이날 총선 출마를 포기했다.
문 부위원장은 보도자료를 내고 “아쉬움이 남지만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미련 없이 제 뜻을 접으려고 한다”며 “지금부터가 다시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의정부갑은 문 의장이 여섯 번 당선된 곳이어서 지역구 세습 논란이 일었다. 당내에서도 문 부위원장을 공천할 경우 전체 총선을 그르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왔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문 의장을 찾아 아들의 출마 포기를 설득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주변에서는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 등을 의정부갑에 전략공천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