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탈출 성공!” 속속 인증글… 대유행 막을 수 있을까

입력 2020-01-23 14:37
우한 폐렴 사태의 공포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판 트위터에는 특히 우한 탈출에 성공했다는 글이 잇따라 오르면서 우한 봉쇄 조치로는 신종 바이러스의 대유행을 막을 수 없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RTHK 뉴스 화면 캡처

23일 홍콩 관영 RTHK방송(香港電台)의 영문 뉴스채널에 따르면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주민 여러 명은 웨이보 등에 우한 봉쇄 조치 직전에 우한을 빠져나왔다는 인증글을 올리고 있다. ‘우한 탈출’이라는 해시태그로 검색하면 관련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우한을 빠져나와 상하이로 왔다는 한 네티즌은 “짧은 시간에 탈출했다”면서 “고속도로에 너무나 많은 자동차가 있었다”고 적었다.

친구와 함께 우한 탈출에 성공했다는 한 여성 네티즌은 “저와 친구는 모두 열이 있었지만 열을 떨어뜨리는 약을 먹고 전염병 지역을 탈출했다”면서 “1주일이 지나도록 열이 떨어지지 않으면 상하이의 의사를 찾아갈 것”이라고 썼다. 이 네티즌은 “그 전에 디즈니랜드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적어 다른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자녀들과 함께 하이난으로 탈출했다는 한 여성은 “우한 지역의 발병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우한에 있을 땐 감히 밖에 나가지도 못했다”고 가슴을 쓸어 내렸다.

우한 정부가 모든 대중교통을 막는 등 봉쇄령을 내렸지만 신종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미 신종 바이러스로 인한 환자는 지난해부터 나오기 시작했고 중국 대부분 지역에서 우한 폐렴 환자가 확인된데다 연인원 30억 명이 이동한다는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또 우한은 인구 1100만명의 대도시로 중국 9개 성을 연결하는 교통 요지로 항공편은 물론 고속도로와 고속철, 해로 등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마음만 먹으면 우한을 빠져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